삼성물산, 제일기획 건물 왜 사들이나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상황 불구, 패션사업 강화에 비용지출 '주목'
김장환 기자공개 2016-02-24 08:13:25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2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사옥을 이전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삼성물산이 제일기획 건물을 사들이기로 해 주목된다. 기존 사옥을 관계사로 매각할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로 유동성 확보에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 의외의 결정이란 평가다.삼성물산은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소재 제일기획 별관 건물을 인수키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지난 17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오는 25일 거래를 완료할 예정이다. 부가세를 제외한 건물 인수가는 256억 2500만 원으로, 실제 매입비용은 약 3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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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 별관 건물은 이태원 명소로 꼽히는 '꼼데가르송 거리'에 위치해있다. 낡은 주택과 현대식 빌딩들이 어우러져 있어 개성 강한 거리로 각인돼 있는 곳이다. 명품 주얼리와 시계를 취급하는 매장을 비롯해 수입차 전시장, 유명 음식점, 문화공간 등 패션·식품·예술이 뒤섞여 있는 공간이다.
꼼데가르송은 일본 디자이너가 1969년 만든 명품 패션 브랜드로 유명하다. 제일기획 별관 건물 일대에 꼼데가르송 거리란 명칭아 붙은 것은 2000년대 중반 제일모직이 이곳에 해당 매장을 열면서부터다. 인근에 리움 미술관이 자리잡고 있는 등 삼성그룹은 꼼데가르송 거리 조성에 상당한 애착을 보여왔다.
삼성물산이 제일기획 별관 건물을 사들이기로 한 것도 해당 건물에 패션 매장을 열기 위한 목적으로 전해진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제일모직 패션 사업을 벌이기 위해서 건물 매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입지조건 등이 좋기 때문에 사업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봤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이 처한 현실을 봤을 때는 패션 매장 하나를 열기 위해 수 백억 원대 자금을 들인다는 것 자체가 의외라는 평가도 있다. 제일모직과 합병 후 건설부문에서 공격적인 희망퇴직을 단행한데다,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물산 소유 사옥에서 전 사업부 이전까지 결정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일단 제일모직과 합병 후 재무여력이 보다 부진해진 상태다. 비교점이 되는 시점이 합병 전인 2014년 말과 그 후인 지난해 말이란 점에서 단순 비교는 물론 어렵다. 다만 통합을 통해 유동성이 크게 늘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순차입금 및 부채비율 등 전반적인 건전성 지표가 약화됐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아울러 합병 후 최근까지 희망퇴직 등을 통한 인력 감축에 나섰다는 점을 보더라도 투자 지출보다는 긴축 재정에 보다 힘쓰고 있다는 점이 명확하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 리조트건설부문 인력을 감축하는 한편 기존 건설부문 인력도 희망퇴직을 단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강도 구조조정 배경은 수익성이 급속도록 악화된 탓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잠재손실을 대거 실적에 반영했다. 로이힐 프로젝트 등 건설부문뿐 아니라 상사부문 자산가치 하락분도 손실로 떨었다. 여기에 메르스 등 여파로 패션부문 손실까지 겹쳤다.
재무여력 약화와 수익성 부진, 경기 침체 장기화 전망은 선제적 차원에서라도 유동성 확보가 절실하다는 판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희망퇴직을 단행한 것도 그 일환으로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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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제일기획 별관 인수를 결정한 것은 패션사업에 보다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목적이다. 메르스 등 여파에서 벗어나면서 올해는 국내 관광객 유치가 예년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중국 현지에 제일모직 제조공급일괄(SPA) 브랜드 진출 등 올해부터 패션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서현 사장이 패션부문을 '단독'으로 맡게 된 것도 향후 관련 사업에 보다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통합 후 윤주화 사장이 물러나면서 패션부문은 이 사장 단독 체제로 탈바꿈했다.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단행 중인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을 위해 수 백억 원대 건물을 사들인 것도 결국 비슷한 흐름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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