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證, 최대 천억 ELS 운용손실 우려 '어쩌나' 자체헤지 북 확대 과정서 손실 발생...담당인력 물갈이
이상균 기자/ 박시진 기자공개 2016-02-26 10:00:59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3일 09: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최소 500억 원, 최대 1000억 원 가량의 ELS 운용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의 변동성 상승으로 ELS 자체 헤지 과정에서 대규모 오차가 발생한 것으로 업계에선 파악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화투자증권이 2년 전부터 외국계 증권사 출신 트레이더를 영입해 무리하게 자체 헤지 규모를 2조 원 가까이 늘린 것이 운용실패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한화그룹 관계자는 최근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12월 ELS 자체헤지 북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400억 원의 운용손실을 기록했다고 그룹 측에 보고했다"며 "한화투자증권은 대부분의 판매가 대형 시중은행을 통해 신탁인 ELT 형태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룹에서는 ELS 손실이 이렇게 큰 것에 대해 의아해하면서도 ELS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에서는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누적된 ELS 운용손실이 최소 1000억 원 가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한화투자증권보다 ELS 자체 헤지 북이 큰 대형 증권사의 손실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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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의 ELS 운용손실이 이처럼 커진 것은 장밋빛 전망에 기반해 무리하게 운용 리스크를 키웠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2014년부터 UBS 등 외국계 증권사 출신 트레이더를 영입하며 ELS 자체 헤지 북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이중에는 재미교포 출신 인력도 포함됐다.
이들은 영입 초기 박스권에 머물던 국내외 주요 증시의 흐름 덕분에 꽤나 쏠쏠한 이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손쉽게 이익을 올리면서 한화투자증권도 지난해 3월말 8300억 원에 불과하던 ELS 자체 헤지 북을 불과 4개월 만인 7월말 1조 985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렸다.
상황이 반전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중국이 위안화 평가 절하를 단행하면서 HSCEI 지수의 변동성이 급상승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사실 올해 초 HSCEI 하락 때보다 지난해 8월에 ELS 헤지 손실 규모가 훨씬 컸다"며 "위안화 평가 절하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발표됐기 때문에 시장의 혼란이 컸다"고 말했다.
자체 헤지의 경험이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북을 늘린 한화투자증권은 된서리를 맞았다. ELS 자체 헤지 북도 올해 1월말 기준 1조 5810억 원으로 다시 축소시켰다.
한화투자증권의 공격적인 ELS 운용과 상품설계는 업계에서도 정평이 나있다. 이 회사가 지난해 4~5월 HSCEI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 중 절반 이상이 이미 녹인(원금손실 발생 기준가격)에 진입했다.
HSCEI의 최초기준가가 1만 4000을 넘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녹인 수준을 60으로 설정한 것이다. 리스크 조절에 실패한 셈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한화투자증권의 ELS 운용이 4년전 큰 손실을 본 중소형 증권사와 비슷하다는 말이 많았다"고 말했다.
대규모 손실 발생 이후 한화투자증권은 담당 인력을 물갈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부장급 ELS 헤지 트레이더 등 3명을 내보내고 새로운 인력을 영입하고 있다. 실제로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Sales&Trading 부문의 파생상품 운용 인력의 공개채용에 나섰다. 올해 2월에는 한국금융공학포럼을 통해 장외파생상품 퀀트디벨로퍼 경력직 채용을 진행 중이다.
증권사 파생상품 담당자는 "HSCEI 변동성 확대로 증권사들의 운용손실은 매분기 자체 헤지 북 규모의 1% 수준"이라며 "한화투자증권의 손실규모가 1000억 원으로 자체 헤지 북 2조 원의 5%에 달한다는 점은 헤지 과정에서 상당한 오차가 발생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HSCEI의 갑작스런 변동성 확대에 한화투자증권의 대응이 적절치 못해 손실이 난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손실액의 정확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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