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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시디롬 합작사 ‘HLDS' 청산할까 자본잠식 심화됐지만 자금지원 無…회생 가능성 낮아

이경주 기자공개 2016-04-08 08:34:00

이 기사는 2016년 04월 07일 11: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일본 히타치그룹과 합작해 운영하고 있는 광학 디스크 드라이브(ODD) 제조법인 법인 ‘히타치LG데이터스토리지(이하 HLDS)' 청산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HLDS의 자본잠식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지만 LG전자는 자금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ODD산업이 사양화되고 있는 데다 HLDS가 최근 담합혐의로 400억 원 규모의 과징금까지 부과 받으면서 회생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7일 LG전자 201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보유하고 있는 HLDS 지분 49%에 대한 순자산가액을 지난해 말 기준 마이너스(-) 197억 원으로 계상하고 있다. 전년 말 마이너스(-) 21억 원에 비해 크게 악화된 수치다. 순자산가액은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수치로 자본총계로도 불린다. 순자산가액이 마이너스가 됐다는 것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있음을 뜻한다. HLDS는 완전자본잠식이 1년 새 훨씬 심화된 상황이다.

LG전자 히타치투자내역

HLDS는 시디롬(CD-ROM)과 시디라이터(CD-WRITER), DVD 등 ODD를 개발하는 업체로 지난 2001년 LG전자와 히타치가 각각 지분 49%, 51%를 투자해 만든 합작사다. 히타치가 원천기술을 제공하고 HLDS는 제품개발을, LG전자가 생산을 담당한다. HLDS는 한국법인(히타치LG데이터스토리지코리아) 매출만 연간 70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적잖다.

HLDS는 ODD시장에서 한 때 글로벌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이 있었다. 하지만 4~5년 전부터 USB의 기능향상과 웹하드의 발달로 보조저장매체에 대한 수요를 뺏기며 쇠퇴하기 시작했다.

한국법인 상황에서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한국법인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하며 누적적자가 81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는 5년래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적자전환을 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한국법인 역시 2014년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있다.

히타치코리아 실적

HLDS는 최근 수백억 원의 과징금까지 맞으며 경영부담이 가중된 상태다. 지난해 말 유럽연합집행위원회는 ODD제품 담합혐의로 HLDS에 과징금 371만 유로(한화 약 481억 원)를 부과했다. HLDS에는 이에 불복해 제소한 상태다.

주목되는 점은 히타치나 LG전자가 HLDS 완전자본잠식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지난해 유상증자 등 자금조달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LG전자의 HLDS 지분 취득원가는 지난해 511억 원으로 전년과 동일하다. 2013년 만해도 히타치나 LG전자는 HLDS에 대한 지원을 단행했다. LG전자 취득원가는 2012년 76억 원에서 2013년 511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때문에 업계는 히타치와 LG전자가 HLDS를 회생시키려는 의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 HLDS 청산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현실화되면 LG전자는 결과적으로 ODD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을 모두 잃고 투자금 511억 원까지 날리는 상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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