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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위아, 회사채 금리 결정..수요예측 취지 무색 미매각 7년물, 밴드중반 책정…"문제없다" vs "공정가격 무시 나쁜 선례"

김시목 기자공개 2016-04-14 09:27:31

이 기사는 2016년 04월 12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위아가 수요예측에서 미배정이 발생한 채권 금리를 희망금리 밴드 상단 아래에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회사 측은 유효수요를 통해 금리를 책정했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투자은행(IB)들은 현대위아가 시장 컨센서스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금리를 결정했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는 지난 12일 1300억 원 어치 회사채를 발행했다. 앞서 실시한 수요예측 결과 7년물(모집액 300억 원) 트랜치에서 100억 원 가량의 미매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위아는 금리밴드(-5~15bp) 내 중간 수준인 9bp(200억 청약)에서 금리를 결정했다.

인수단으로 참여한 KB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HMC투자증권은 미매각 물량 100억 원을 떠안게 됐다. KB투자증권이 50억 원, HMC투자증권이 33억 원, 한국투자증권이 17억 원이다. 총액인수에 따른 수순이지만 현대위아의 금리 결정으로 인해 불리한 조건에 물량을 인수했다.

시장 관계자는 "발행금리는 수요예측 결과를 토대로 발행사와 주관사 간 협의를 통해 결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에 제도적인 문제는 없다"며 "그동안 미매각 물량에 대해 금리밴드 상단으로 결정해오던 것은 일정 부분 주관사에 대한 배려가 작용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IB 업계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대위아의 미매각 물량에 대한 금리산정 자체가 수요예측 제도의 취지에 역행하는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수요예측 제도는 기관투자가들의 희망금리와 물량을 토대로 시장 수요를 확인, 공정 가격에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도입됐다.

올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냈던 발행사들은 모두 최종 발행금리를 밴드상단에서 결정했다. 최근 회사채 발행을 마친 카카오는 5년물 미매각 트랜치에 대한 금리를 12bp로 결정했다. 한라홀딩스는 1.5년물과 2년물 모두 밴드상단인 55bp로 확정했다.

시장의 우려는 현대위아의 이번 결정을 계기로 비슷한 사례가 늘어나 경우다. 현대위아의 금리산정 방식이 '나쁜 선례'로 남게 되면 향후 조달에 나설 발행사들도 비슷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 발행사 입장에서 희망금리 산정부터 악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 같은 행태가 과거 횡행하던 '수수료 녹이기'를 재연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수수료 녹이기는 증권사가 인수한 물량을 투자자에게 발행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각하는 행태다. 기관투자자들이 수요예측 참여 자체를 꺼릴 수도 있는 불건전 관행으로 지적된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수요예측이 도입된 지 약 4년여가 되면서 공정가격 산출이란 본연의 기능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엇박자 행보"라며 "현대위아의 사례는 수요예측 제도의 맹점을 이용해 발행사 중심으로 금리를 산정한 시장 왜곡을 부추긴 행태"라고 설명했다.

미매각 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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