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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자회사 지분 가치 1400억 증발 적자 누적에 투자금 손실처리..매물 매력도 하락 불가피

박창현 기자공개 2016-06-14 08:23:36

이 기사는 2016년 06월 10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 주요 자회사들의 장부금액이 불과 1년 만에 1400억 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적자로 인해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대우조선해양이 해당 금액을 손실처리했기 때문이다. 자회사 가치 하락으로 대표 물적 자구 계획인 자회사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9개 주요 자회사의 장부금액을 총 2904억 원으로 설정했다. 전년도 5137억 원과 비교해 2200억 원 이상 줄어든 금액이다.

우선 자회사 매각 절차가 완료되면서 장부금액이 일부 줄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골프장 운영 자회사인 에프엘씨를 외부에 매각했다. 그 결과 에프엘씨 장부가(821억 원) 만큼 전체 장부금액도 변동됐다.

더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자회사 지분에 대한 손상차손 때문이었다. 손상차손은 투자 지분의 장부가보다 회수 가능 금액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됐을 때, 차액만큼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 방식이다. 결국 자회사 기업 가치가 떨어져서 투자금을 손실 처리했다는 의미다.

대우조선

미국 풍력발전 자회사 '드윈드'와 건설 자회사 '대우조선해양건설'에서 총 1000억 원에 육박하는 손상차손 이벤트가 발생했다. 드윈드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대체 에너지 수요가 급감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매출은 233억 원에 그친 반면, 순손실은 718억 원에 달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역시 국내 건설 경기 침체 탓에 51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대규모 적자 여파로 두 자회사 모두 기업 가치가 크게 훼손된 것으로 판단된다.

대우조선해양과 밀접한 수직계열화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삼우중공업'과 '신한중공업' 역시 손상차손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삼우중공업과 신한중공업은 선박 부품을 만들어 대우조선해양에 납품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90%가 넘는다.

작년 대우조선해양이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자 매출 의존도가 큰 두 업체도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했다. 삼우중공업은 유형자산 손상차손으로 355억 원의 기타영업외 비용을 부담하게 되면서 작년 249억 원의 순손실이 났다. 신한중공업도 매출 원가 증가와 유형자산 재평가 손실로 인해 500억 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은 신한중공업(722억 원)과 삼우중공업(843억 원) 기초 장부가 중 각각 57억 원, 297억 원을 손실 처리했다.

자회사 기업가치가 급격하게 훼손되면서 대우조선해양도 고민이 커졌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14개 자회사를 모두 매각해 신규 자금을 확보하다는 자구안을 제출한 상태다. 기업 가치가 훼손되면 그 만큼 시장의 평가가 낮아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회사 유입 자금 역시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이런 적자 자회사를 살만한 원매자를 찾는 것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대우조선해양도 현재 자회사 기업 가치를 고려해 추가 자구 계획안에서 자회사 정리를 통한 확보 자금을 장부가 수준인 3400억 원 대로 설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조선업황 침체 장기화와 대우조선해양 의존 매출 구조, 취약한 재무구조 등 악재가 많아 매각 성사 자체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자회사들 가운데 시장의 관심을 끌 만한 매물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며 "대우조선해양 의존 매출 구조가 현재 상황에서는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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