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의 아킬레스건 '8.3조 단기차입' 만기 1년 미만 채무 급증, 선수금 끊겨 채권단 의존 심화
박창현 기자공개 2016-06-09 08:03:46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7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이 1년 내 8조 원 대 차입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수주 절벽에 내몰린 상황에서 차입금 상환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당장 신규 자구안을 토대로 채권단의 채무 유예 및 만기 연장 조치를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대우조선은 조선업체의 선순환 자금 운용 시스템이 무너진 상황이다. 조선업은 대규모 장치 사업인 만큼 천문학적인 운전자금이 필요하다. 이에 조선업체들은 초기 공사비 명목으로 발주처로부터 받고 있는 선수금으로 운전자금을 충당한다. 외부 차입 의존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이자 비용을 아낄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규 수주가 막히면서 대우조선은 현재 자금 운용을 순전히 단기 차입에 의존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 2014년을 정점으로 수주 잔액이 계속 줄고 있다. 당시 40조 원이 넘었던 수주 잔액은 신규 수주 감소로 이듬해 34조 원으로 줄었다.
올해 1분기에도 1476억 원 어치의 신규 선박 수주를 따내는데 그치면서 수주잔액이 30조 원에 머물렀다. 그마저도 자회사인 루마니아 대우 망갈리아 조선사로부터 이관 받은 물량으로, 엄밀한 의미에서 신규 수주는 아니었다.
새로운 일감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선수금 유입도 없었다. 실제 선수금 관련 회계 계정인 '초과청구공사액'이 작년 말 5조 5639억 원에서 올해 초 4조 9715억 원으로 6000억 원 가까이 감소했다. 초과청구공사액 감소는 선수금 유입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수금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현금흐름에도 구멍이 생겼다. 선수금 유입이 없는 상황에서 순이익도 300억 원 대에 그치면서 영업활동 결과, 6000억 이상의 현금이 1분기에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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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은 부족한 운전자금을 단기차입금으로 메웠다. 신규 단기차입에 나선 결과 단기차입금 잔액이 작년 말 3조 7115억 원에서 올해 1분기 4조 5238억 원으로 8122억 원 늘었다. 신규 대출은 대부분 산업은행이 책임졌다. 산업은행은 작년 말보다 7462억 원 늘어난 1조 3661억 원을 대우조선에 단기로 빌려주고 있다. 대우조선 익스포저가 한 분기 만에 거의 배로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 장기 차입금이지만 만기가 1년 미만인 '유동성장기차입금' 잔액도 1분기 말 현재 1조 6000억 원이 넘는다. 또 만기가 채 1년도 남지 않은 '유동성 사채'도 2조 1101억 원에 달한다. 이렇게 당장 내년 1분기까지 갚아야 할 금액만 8조 3000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조선업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8조 원 대 단기 차입금은 대우조선의 최대 아킬레스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분기당 700억 원이 넘는 이자 비용이 부담이다. 대우조선은 1분기에 순이익(314억 원)의 배가 넘는 740억 원을 이자로 지급했다.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대우조선은 올 한 해에만 약 3000억 원을 이자 비용으로 지불해야 한다.
결국 대우조선은 다시 채권단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추가 자구안 제출을 조건으로 채무 유예와 만기 연장 등을 보장 받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채권단이 출자전환과 유상증자 등 신규 자본 유입 카드는 고려하지 않고 있는 만큼 차입금 상환 부담은 향후 계속 짊어져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은 단기적으로는 채권단 협의와 잔여 선수금 유입을 통해 차입금 규모를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신용도를 회복해 차입구조를 장기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지난해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은 자금의 대부분이 단기 차입금이었다"며 "회사 신용으로 빌릴 수 있는 자금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당장은 단기차입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권단 협의를 거쳐 차입 규모를 줄여나가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신용도를 높여 차입 구조를 단기에서 장기로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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