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조세피난처로 이어진 롯데그룹 자금흐름 '주목' [흔들리는 롯데]룩셈부르크, 케이먼 등 법인 손실·자본잠식 투자금 '증발'

김장환 기자공개 2016-06-17 10:03:01

이 기사는 2016년 06월 16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에서 주목받는 부분 중 하나는 국내 법인에서 해외 법인들로 이어진 거래 내역이다. 중국, 러시아 등 법인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고, 이후 손실 누적에 따른 자본잠식으로 장부상 투자금이 증발한 상황이 이곳저곳에서 포착된다.

해당 거래의 중심에는 롯데쇼핑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조세피난처로 불리는 해외 지역에 다수의 법인들이 존재해 이들을 통한 비자금 조성 여부가 이번 수사 과정에서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집중 점검됐던 사안이기도 하다.

롯데쇼핑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올 3월 말 기준 대표적인 조세피난처로 분류되는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케이만군도 등 지역에 다수의 자회사들을 설립해놨다. 롯데쇼핑은 이들 회사를 통해 수십개 계열들을 손자 및 증손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일부는 호텔롯데 등 계열과 함께 지분 투자가 이뤄진 상태다.

조세피난처에 존재하는 법인들 중 명확한 재무구조와 손익 수치를 공개하고 있는 곳은 3곳에 그친다. 롯데유럽홀딩스(네덜란드)와 콜라리스(룩셈부르크), LHSC리미티드(케이먼군도) 등이다.

clip20160616144944

이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롯데유럽홀딩스(Lotte Europe Holdings)다. 러시아 모스크바 현지 롯데백화점(Lotte Shopping Rus LLC)과 호텔(ZAO Lotte Rus), 제과 생산(Lotte KF Rus LLC) 및 판매 법인(Confectionary Rus Kaluga LCC) 등을 거느리고 있다. 러시아 사업체들의 지주사격인 셈이다.

러시아 지역에 국한된 사업을 벌이고 있음에도 네덜란드에 법인을 등록한 것은 명목상 '절세' 목적이다. 네덜란드는 완전한 조세회피지역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세법 규제 수위가 크게 낮아 절세가 가능한 국가로 유명하다. 지주사 규제 등 장벽도 낮은데다, 합법적으로 수출 대금을 쌓아놓는 것이 가능한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작 롯데유럽홀딩스는 2008년 5월 설립 후 대규모 적자를 꾸준히 이어왔다.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지역적 특색과 현지인들의 소비심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전략적 실패에서 비롯된 적자로 전해진다. 지난해에만 1058억 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자본잠식에 거의 가까운 상태에 놓였다. 올 3월 말 기준 롯데유럽홀딩스의 자산총계는 5126억 원, 부채총계는 4900억 원으로 총 자본이 226억 원에 불과하다. 부채비율은 2168%. 장부상으로는 사실상 롯데그룹의 투자금을 대부분 날린 상태다. 그나마 롯데쇼핑 등의 지속적 투자로 자본잠식을 간신히 벗어났다.

콜라리스 법인(Coralis S.A)은 베트남 사업을 벌이고 있으면서도 조세피난처인 룩셈부르크에 법인 등기가 돼 있는 회사다. 특히 콜라리스는 롯데쇼핑이 지분을 사들일 당시부터 다양한 논란을 샀다. 사업 운영권 외에는 사무실조차 존재하지 않는 '페이퍼 컴퍼니'에 가까운 곳이었기 때문이다.

콜라리스는 애초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장남 선용 씨가 설립한 회사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은 이를 2009년 10월 697억 원에 사들였다. 베트남 '하노이시티 콤플렉스' 개발 사업을 위한 목적이었다. 롯데쇼핑은 현재 콜라리스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콜라리스는 롯데쇼핑에 인수된 후에도 개발 사업 지연에 따른 대규모 손실만 냈다. 이 탓에 부채가 자산을 전액 초과하는 완전 자본잠식이 이어지고 있다. 올 3월 말 기준 콜라리스의 자산총계는 4327억 원, 부채총계는 4459억 원으로 마이너스(-) 132억 원대 자본총계를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 롯데센터 설립을 위해 롯데쇼핑이 그동안 지원한 자금은 장부상 모두 증발했다.

LHSC 역시 사업지와 법인 등록지가 전혀 다른 경우다. 2010년 중국 홈쇼핑업체 '럭키파이' 인수를 위해 설립한 투자개발법인이지만 등록지는 대표적인 조세피난처인 케이먼군도다. 3월 말 기준 자산총계는 299억 원이며 부채는 전혀 계상돼 있지 않다. 이곳 역시 지속해서 적자를 내고 있는 중으로, 올해 1분기 5억 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국세청은 지난 2013년 단행한 롯데쇼핑 특별세무조사에서 이들 법인과 관련된 의혹 등도 샅샅이 뒤졌다. 사업을 벌이는 곳을 벗어나 굳이 왜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등록했는지와 지속된 손실로 자본잠식에 빠진 것이 의도적인 비자금 조성을 위한 꼼수가 아닌지 여부 등을 집중 점검했다. 하지만 자료 확보의 한계에 부딪혀 이를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