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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투자 PB들이 실리콘밸리에 간 까닭은 [thebell note]

최필우 기자공개 2016-07-18 14:26:23

이 기사는 2016년 07월 15일 1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고액 자산가들도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에 투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나금융투자 강남WM센터 PB들의 여정은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됐다. 센터에서 일하는 프라이빗 뱅커(PB) A씨가 실리콘밸리 투자에 호기심을 갖게 된 것이 발단이었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산실인 실리콘밸리에 센터 고객들의 투자 기회가 있지 않을까 궁금했다.

운용역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A씨는 해외 투자 동향에 밝은 지인들을 수소문한 끝에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인 DAG Ventures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DAG Ventures는 설립 초기 단계를 벗어나 손익분기점(BEP)을 맞춰가는 실리콘밸리 기업에 투자한다. 지난 2011년 설정된 DAG Ventures의 다섯 번째 PEF(Private Equity Fund)는 투자 원금 대비 5.7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며 고공행진 중이다.

A씨가 확인한 정보를 바탕으로 강남WM센터는 DAG Ventures가 준비 중인 여섯 번째 PEF에 투자하는 것을 현장에서 검토키로 했다. 직전 PEF의 트랙레코드가 워낙 뛰어났고, 한도 2000억 원 안팎으로 규모가 큰 편이라 투자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강남WM센터 PB들은 실리콘밸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실리콘밸리에 도착한 PB들은 DAG Ventures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미국 4위권 벤처캐피탈인 KPCB(Kleiner Perkins Caufield & Byers) 시니어 매니저와 어렵게 약속을 잡아 DAG Ventures와 협업했던 투자에 대해 문의했다. DAG Ventures 투자 사례를 연구하고, 투자가 이뤄진 기업을 실사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신중한 검토 끝에 강남WM센터는 DAG Ventures 측에 투자 기회를 타진하기로 결정했다. DAG Ventures 입장에서는 낯선 이방인들의 투자 제안이었다. 하지만 강남WM센터는 일회성 투자가 아닌 장기적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신뢰감을 주려 노력했고, 결국 DAG Ventures의 여섯 번째 PEF에 탑승하는 데 성공했다.

향후 10년 동안 투자해야 하는 이번 PEF에 들어간 하나금융투자 고객 자산은 50억 원. 상대적으로 투자 기간이 길고, 투자 금액이 많지 않음을 고려하면 내실이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실리콘밸리라는 이름이 주는 화려함을 배제하고 투자 성과를 냉정히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올 법 하다.

하지만 하나금융투자 강남WM센터가 끊은 실리콘밸리행 티켓의 의미는 남다르다. 누구나 당연하게 떠올릴 수 있는 질문에 진지하게 접근하고,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딜 소싱에 성공한 사례는 높게 평가 받을 만 하다. 이번 투자 성사로 자신감을 얻은 강남WM센터가 앞으로 더 도전적인 투자에 나설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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