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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말레이시아 법인 손상차손 '청산' 시작? 메타실리콘 공장 엘피온, 유형자산 735억 손실 반영…충격 상쇄 노렸나

김장환 기자공개 2016-08-23 08:26:55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9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CI가 '앓는 이' 말레이시아 메탈실리콘 생산 법인 유형자산 상당수를 올해 상반기 손상차손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산 계획을 확정하면서 비롯된 사전 정지 작업이 아닌지 주목된다. 해당 법인을 자회사로 거느린 OCI스페셜티는 이로 인해 거액 손실을 냈다.

OCI스페셜티가 최근 공시한 2016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연결기준 770억 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2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5% 줄었고, 영업손실 8억 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올 상반기 순손실 규모는 같은 기간 670억 원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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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OCI스페셜티는 폴리실리콘 생산 주력 기업인 OCI가 생산 공정 수직계열화 구축을 위해 2009년 인수한 업체다. OCI는 이후 OCI스페셜티에서 말레이시아 메탈실리콘 생산 법인 엘피온(Elpion Silicon Sdn Bhd)을 설립했다. 자사가 생산하는 폴리실리콘에 사용할 핵심 원료인 메탈실리콘을 자급자족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후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메탈실리콘 가격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엘피온 공장 설립을 계획한 2011년까지만 해도 1톤당 4000달러에 육박했던 메탈실리콘 가격이 지난해 말 기준 150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엘피온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외부에서 메탈실리콘을 사오는 게 마진이 더 큰 상황이 이로 인해 빚어졌다.

엘피온 공장은 이에 따라 2014년 준공 직후부터 생산량 조절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다. 대규모 투자를 해 놓은 상황에서 엘피온 공장의 생산 라인 가동 중단은 수익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OCI스페셜티가 올 상반기 메탈실리콘 생산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액은 19억 원에 그친다. 나머지 매출(210억 원)은 기존 영위해왔던 슬림로드(Slim Rod) 부문에서 거둬들였다.

여기에 엘피온 법인이 보유 중인 기계장치 등 유형자산 상당수를 손상차손으로 처리한 것이 OCI스페셜티가 올 상반기 대규모 적자를 낸 원인이 됐다. OCI스페셜티는 2분기 엘피온이 보유 중인 1200억 원대 유형자산 중 절반이 넘는 735억 원을 손상차손 처리했다. 기계장치가 514억 원으로 가장 컸고, 건물이 155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OCI스페셜티의 갑작스러운 엘피온 유형자산 손실 처리는 청산을 고민하던 중에 벌어진 일이란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이우현 OCI 사장은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에서 열린 실적발표회에 참석해 말레이시아 현지 공장을 '특단의 조치'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점을 직접 밝혔다. 청산 절차에 돌입할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결국 OCI스페셜티가 올 2분기 엘피온의 유형자산을 손상차손 처리한 것은 청산 과정에서 한꺼번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 부담을 상쇄시키기 위해 선제적으로 단행한 조치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청산 절차에 본격 돌입하게 되면 추가적으로 털어내야 할 손실은 약 300억~40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엘피온 공장을 청산한다고 해서 OCI스페셜티가 수익성을 과연 회복할 수 있을 지 속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OCI스페셜티는 메탈실리콘을 떼어 내면 운용 사업이 슬림로드 생산이 전부다. 해당 사업 역시 폴리실리콘의 수급 상황에 민감한 분야란 점이 부담이다. 태양광 산업 침체로 OCI 자체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말레이시아 공장 처분 후에도 OCI스페셜티의 부실은 장기화될 여지가 높다. OCI의 회복세가 없이는 단순 말레이시아 공장 청산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숙제가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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