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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갤노트7 리콜' 실적 영향은 비용 부담 300억 내외 예상… 소형전지사업 적자전환 불가피

정호창 기자공개 2016-10-10 08:35:04

이 기사는 2016년 10월 05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진행 중인 '갤럭시노트7 리콜'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발화 원인으로 지목된 배터리를 공급한 삼성SDI의 경영실적에 전자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리콜 비용 일부를 삼성SDI에 전가할 경우 실적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세간의 일반적 관측과 달리 삼성SDI가 부담해야 할 리콜 비용 규모는 300억 원 수준에 그칠 것이란 게 시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리콜 비용보다는 제품 신뢰도 하락과 출하량 감소로 삼성SDI 소형전지 사업에 단기간 미칠 부정적 영향이 더욱 우려스럽다는 분석이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주가는 최근 한 달간 12% 가량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일 '갤럭시노트7' 리콜 결정을 공식 발표함에 따라 삼성SDI가 관련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시된 탓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배터리 소손으로 지목하면서도 공급업체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여러 경로를 통해 발화 배터리의 공급사가 삼성SDI라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리콜 발표 직후 증권업계 등에서는 삼성전자가 입게 될 손실 규모를 1조 원 이상으로 추산하면서 삼성SDI 역시 적지않은 리콜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관측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삼성SDI가 부담해야 할 리콜 비용 규모가 1500억 원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전자업계와 법조계 전문가들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삼성SDI가 리콜 비용을 부담하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하며, 일부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규모가 수백억 원 수준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중론이다. 전자부품업계 관행과 공급계약 등을 감안하면 완제품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부품업체(삼성SDI)가 아닌 세트업체(삼성전자)가 책임을 지는 게 일반적이란 논리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배터리처럼 전자제품 안전성과 직결되는 부품의 경우 공급업체와 세트업체가 전량 검수를 진행해 이상이 없다는 상호 확인절차를 거친 뒤 납품이 이뤄진다"며 "부품에 문제가 없다는 인증서를 삼성전자가 삼성SDI에 넘겼기에 납품 이후 완제품 제조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삼성전자가 책임지는 게 업계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체결한 공급계약서에 하자 책임에 대한 내용과 범위가 어떻게 규정돼 있느냐에 따라 사안이 달라질 수 있으나, 통상적인 계약에선 세트업체의 검수와 인증과정을 통과한 부품의 하자에 대해선 공급업체에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밝혔다.

공급업체의 책임 범위를 넓게 해석해 리콜 비용 일부를 삼성SDI가 부담해야 하는 경우라도 그 규모가 시장 예상보단 적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글로벌 출하량 250만 대 전량의 리콜을 결정한 것은 삼성전자의 독자적 판단과 의사결정일 뿐, 삼성SDI와 협의한 것이 아니기에 전량 리콜에 따른 비용을 삼성SDI가 부담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삼성SDI가 리콜 비용 일부를 부담해야 하는 경우라도 자사가 공급한 배터리 물량에 대한 책임만 지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분석에 따라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SDI가 삼성전자와 합의해 리콜 비용 일부를 부담하더라도 배상금 규모가 200억~300억 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거 글로벌 전자업계에서 발생한 배터리 리콜 사례를 감안해 배상 범위를 넓게 잡아도 500억 원을 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중론이다.

삼성SDI 입장에선 리콜 비용 부담이 아니라 이번 사태로 인해 소형전지 사업에서 입게 될 신뢰도 하락과 영업 타격이 더 큰 문제로 지목된다. 전지사업부문 중 유일하게 흑자를 거두고 있는 소형전지 사업의 출하량 감소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리콜 결정이후 삼성SDI에 대한 갤럭시노트7용 배터리 발주를 중단했다"며 "3분기 소형전지 부문의 적자 전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관측했다.

그는 "글로벌 대형 배터리 제조사가 많지 않다는 점과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관계를 고려하면 향후 공급재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단기적으론 출하량 감소와 실적 약화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선 삼성SDI의 3분기 실적 전망치를 최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현재 증권가에서 제시하고 있는 삼성SDI의 3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1조 3740억 원, 영업손실 473억 원이다. 하지만 최근 시장 전문가들은 영업손실 규모가 700억~800억 원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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