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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수사 종결에도 공모채 고심 배경은 [리뉴얼 롯데]기관 우려 불씨, 채권시장 냉랭…금리인상 앞두고 M&A 실탄확보 관측도

김시목 기자공개 2016-10-24 13:42:07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0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장기간의 검찰수사 종결로 탄력을 받는가 싶던 공모채 발행에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 법원 판결 전이란 이유로 시장에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급속히 냉각된 채권시장 상황 역시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공모채 발행을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결국 추가 조달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재개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만만치 않게 나온다. AA급 신용도가 즐비한 롯데 계열사들이 트랜치나 조달금리 등의 공모구조를 시장 친화적으로 바꾼다면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올해 총 1조 2800억 원의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난해 연간 발행한 회사채 물량(2조 5700억 원)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 2012년(2조 2900억 원) 이래 가장 적은 규모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롯데케미칼(7600억 원) 비중이 60%에 달한다.

롯데그룹은 앞선 5월까지만 하더라도 회사채 시장의 빅 이슈어로서 왕성한 조달 행보를 이어갔다. 5월말 기준으로는 대기업 집단 가운데 SK그룹(1조 8000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1조 2800억 원)을 조달해갔다. 올해 발행한 물량 전체가 5개월 간 조달한 규모였던 셈이다.

하지만 6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 오너가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공모채 조달은 아예 중단됐다. 당시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대기 중이던 계열사들이 줄줄이 발행 계획을 철회했다. 대신 급한 자금은 사모사채나 기업어음(CP) 등을 통해 해결해왔다.

업계에서는 불구속 기소로 전환되긴 했지만 롯데그룹 계열사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까닭에 조달여건이 기존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연초 수준의 눈높이를 제시하긴 힘들다는 것. 최근 얼어붙은 채권시장 역시 섣불리 조달에 나서기 힘든 이유라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공모채 발행을 가장 먼저 타진했던 롯데렌탈도 섣불리 나서지 않고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외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상반기 자금을 상당수 확보한 가운데 내부 현금도 풍부해 시장 상황이 개선되는 내년 이후에나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올해가 끝나기 전에 선제적으로 조달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실상 불구속 기소로 전환된 만큼 오너 리스크는 상당 부분 불확실성이 걷혔다는 분석이다. 내년도 금리 향방을 알 수 없는 만큼 저금리에 대규모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 기회란 점도 부각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그 동안 공모채 발행을 어렵게 했던 오너들에 대한 검찰수사가 불구속 기소로 바뀐 만큼 걸림돌은 상당 부분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조금이라도 금리가 낮을 때 M&A를 대비한 자금확보의 필요성도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11월 이후 만기채 물량은 1조 원 가량이지만 일반 회사채(SB)는 5000억 원 가량에 그친다. 호텔롯데(2000억 원), 롯데칠성음료(1000억 원), 롯데물산(1000억 원), 롯데렌탈(600억 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나머지는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채권(FB)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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