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파장]]'강 건너 불' 유통업계…면세점만 反中정책 우려"수출입 규모 적고 내수 경기 중심…환헷지 통해 환율영향 대비"
장지현 기자/ 노아름 기자공개 2016-11-11 08:13:09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0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보호무역주의를 천명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국내 산업계가 대비책을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내수 시장에 기반을 둔 유통 빅3(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는 예외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이다. 면세업계에서만 환율 변동성 확대와 외교관계 격변에 따른 사업 타격을 우려하고 있는 수준이다.유통업계 관계자는 10일 "트럼프 당선이 유통업체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 일 것"이라며 "내수시장 중심의 사업을 꾸리고 있는데다 제조업체가 아니라 대미 수출입 규모도 작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롯데그룹의 경우 미국 사업을 하는 주력 계열사는 롯데케미칼, 호텔롯데다. 유통사업 영역은 아니지만 수출이 아닌 현지 합작 투자 또는 현지 법인 인수 형태라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미국 루이지애나 레이크찰스에 액시올과 함께 연산 100만톤 규모의 셰일가스 기반 에틸렌 공장(지분 90%)을 짓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미국 시장에서 낸 매출은 올 상반기까지 246억 원으로 전체 0.4%에 그쳤다.
지난해 8월 8억500만 달러(약 8900억 원)을 들여 미국 뉴욕 맨하탄에 위치한 '더 뉴욕 팰리스 호텔'을 인수한 호텔롯데 역시 현지에서 진행하는 사업이라 타격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신세계그룹은 올해부터 미국 사업 확대에 나섰지만 아직까진 규모가 크지 않다. 먼저 이마트는 이마트 아메리카법인을 통해 미국 상품 국내로 소싱 하고 있다. 올 상반기 이마트 아메리카의 매출은 61억3100만 원으로 전년동기 28억9300만 원 대비 112% 늘었다. 지난 3월엔 MBC아메리카와 상품공급 업무 협약을 맺고 이마트 PL(자체브랜드) 상품 등을 미국 시장에 선보이기로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선 미국 의류 브랜드 수입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갭, 바나나리퍼블릭, 알렉산더왕, 프로엔자 스쿨러 등이다.
이마트와 신세계인터내셔날 모두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사업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교포를 대상으로 이마트가 상품을 공급하고 MBC 아메리카가 홈쇼핑 형태로 방영해 판매하는 형태"라며 "규모가 크지 않아 트럼프 당선에 큰 영향을 받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 역시 "갭을 제외하고는 매출 볼륨이 크지 않고 환헷지를 통해 환율 영향에는 잘 대비하고 있다"며 "오히려 해외직구가 줄어서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미국 관련 사업은 현재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면세점 업계를 중심으론 다소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그 동안 중국 무역 보복,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대응 등의 반(反) 중국 공약을 내놓은 만큼 한·중 관계의 변화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면세업계는 매출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와 환율 변동으로 인한 재정상태 변화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 중국인들 사이에서 우방국인 한국에 대한 심리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면서 "현재 매출의 70%가 요우커를 통해 나오고 있는만큼 미중관계 경색이 중국인의 한국 방문 감소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변동성 또한 미국 대선의 후폭풍으로 거론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환율에 따라 상품 원가나 판매가가 달라져 기업 재정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판매가가 요동쳐 같은 제품을 팔아도 정작 거둬들이는 매출은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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