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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CA 정보교환 임박, 펀드·주식 무조건 보고대상 연말 첫 교환 계획…미신고 재산에 벌금·형사처벌 가능

최은진 기자공개 2016-11-24 06:30:0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1일 0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미국 시민권을 갖고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A씨는 고민에 빠졌다. 수년 째 국내 주식 거래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는데, 앞으로는 발생한 수익과 계좌 총 잔고를 미국에 신고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미국에 직접 신고하지 않은 한국 내 재산이나 소득이 있을 경우 엄청난 세금과 벌금을 물게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지난 9월 '한미간 조세정보 자동교환 협정(팻카 : FATCA)'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 협정은 미국이 전세계 국가들로부터 자국민의 금융계좌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만들었다. 자국민의 역외 탈세를 방지하겠다는 목표에서다. 이로써 비밀금고 역할을 했던 역외 금융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셈이다.

◇ 개인 5만 달러 기준…펀드·주식은 금액 상관없이 보고

미국은 법 시행을 위해 해외 금융회사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해부터 각국 정부와 조약을 맺었다. 우리나라와는 지난해 6월 협정을 맺었고, 올해 9월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비로소 발효됐다.

첫 정보교환은 올 연말께 진행될 계획이다. 당국은 금융회사들에 이달 말까지 보고 대상 정보를 넘기라고 요청한 상태다. 금융회사들은 정보제공을 위한 전산시스템 등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정보는 2014년 말, 2015년 말 기준으로 교환된다.

정보교환 대상은 미국 영주권자·시민권자, 장기 유학생 및 주재원 가운데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회사 계좌에 일정 금액 이상이 있는 경우다. 개인의 경우 5만 달러(약 5900만 원), 법인의 경우 기존계좌는 25만 달러(약 3억 원) 이상 보유하고 있으면 보고대상이다. 법인의 신규계좌는 금액 상관없이 정보교환 대상이 된다.

특히 개인이 취득한 금융자산에 대한 보고 의무가 엄격하다. 개인이 금융회사 계좌에 주식이나 펀드 등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총 금액이 5만 달러를 넘지 않더라도 무조건 보고 대상으로 분류된다.

교환 정보는 해당 계좌에서 발생한 수익은 물론 계좌 총 잔고 정보도 보고된다. 장기간 미신고된 자산이 있다면 상당한 세금과 과태료가 부과되는 것은 물론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팻카

◇ 여러 금융회사로 쪼개거나 실물자산 취득 등 대응법 봇물

팻카에 따른 연말 금융정보 교환을 앞두고 각 금융회사 PB센터들은 비상이 걸렸다. 일부 고액자산가 중 미국 시민권 등을 보유하고 있어 정보교환 대상에 해당되는 경우 팻카를 대비해 자산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팻카의 맹점을 이용해 신고를 피해가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정보교환 대상이 각 금융회사에 있는 계좌 당 금액으로 산정된다는 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만일 팻카 대상자에 산정되지 않을 정도로 자산을 쪼개 여러 금융회사에 분산해 예치한다면 해당 금융회사들에 대상자로 산정되지 않아 당국에도 보고 되지 않는다.

예를들어 미국 시민권자인 A씨가 국내 시중은행 3곳에 각각 3만 달러씩 총 9만 달러를 예치해 놓은 경우, 팻카에 따른 정보 교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이 경우는 자산을 예금이나 현금으로만 보유하고 있을 때 가능하다. 주식이나 펀드 등 금융상품으로 보유하고 있을 경우에는 금액 상관없이 무조건 보고 대상이 된다. 물론 올 연말 교환되는 정보는 2014년 말과 2015년 말 기준이기 때문에 지금 자금을 빼내도 기준일자 정보가 대상자에 속한다면 정보는 당국에 넘어간다.

정보교환 대상에 부동산이나 금 등 실물자산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그러나 향후 팻카 대상자산이 금융자산에서 실물자산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팻카에 대한 첫 정보교환이 연말부터 시작돼, 2014년 말과 2015년 말 기준의 정보가 당국에 보고될 예정이다"며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 시민권자 등은 미국 국세청을 통한 자진신고를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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