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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 일선지점 아닌 PB센터가 펀드판매 중심 [공모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 / KEB하나은행] ② PB센터-일반지점 판매비중 7대3

박상희 기자공개 2016-11-28 10:01:00

[편집자주]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공모펀드를 판매할 때 어떤 판매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운용사의 펀드 판매 현황 등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손쉽게 확인되지만 은행이나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와의 실질적인 혹은 숨겨진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을 통해 운용사와 판매사 간의 역학관계, 은행 및 증권사 간의 경쟁구도 등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1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EB하나은행이 다른 은행권 펀드 판매사들과 차별화되는 점 중의 하나는 PB센터 판매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국민·신한·우리은행 등은 PB센터보다는 일반 리테일 지점의 판매 비중이 더 높다. 반면 하나은행은 거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PB센터의 판매 비중이 70% 가량으로 일반지점을 압도한다.

하나은행의 펀드 판매가 PB센터 중심으로 이뤄진 것은 하나은행의 PB 전략과 무관치 않다. 순환 배치를 하는 경쟁사와 달리 하나은행은 오랜 기간 PB로만 활동하며 전문성을 높여왔다. 역량 높은 PB가 상주하는 PB센터에서 펀드 판매가 이뤄지다보니 유행을 따르는 상품보다는 시장을 앞서나가는 상품 구성이 많다. 신생이나 중소형운용사와의 네트워크 형성에도 경쟁사보다 개방적이라는 평가다.

◇ 하나은행 펀드 판매비중, PB센터가 일반 리테일 앞서

하나은행의 펀드 판매 형태는 적립식보다는 거치식 비중이 압도적이다. 거액자산가를 상대하는 PB센터에서 펀드를 주로 판매하다보니 한꺼번에 몇 억원씩 투자하는 거치식이 주를 이룬다.

A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펀드 판매를 비교해보면 가장 차이가 두드러지는 게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라면서 "국민은행이 전 국민이 펀드 하나씩 갖게 한다는 모토로 일반 지점에서 적립식펀드를 팔았다면 국민은행은 부자 고객이 많은 PB센터에서 거치식 형태로 펀드를 팔았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일반 리테일보다는 PB센터 펀드 판매비중이 더 높다"면서 "PB센터와 일반 리테일의 판매 비중이 7대 3 정도 된다"고 말했다.

'거액자산가·거치식 투자'라는 하나은행의 고객군과 투자 형태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포커스를 맞추는 계기가 됐다. 하나은행 PB센터 가운데 골드클럽의 경우 금융자산 5억 원 이상 자산가가 주 고객층이다.

김창수 하나은행 투자상품서비스부 팀장은 "한꺼번에 최소 몇 억 원씩 펀드에 투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위험한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라고 할 수는 없지 않냐"면서 "자연스럽게 3~4% 정도의 중위험 중수익을 노리는 상품 위주로 라인업을 꾸리게 됐다"고 말했다.

과거 하나은행이 글로벌고수익채권, 단기하이일드채권, 뱅크론펀드로 이어지는 해외채권형펀드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당시 5~6% 수준의 수익을 내면서 위험도가 높지 않은 상품군이 해외채권형펀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PB역량 우수..신상품·구조화 상품 이해도 높아

하나은행엔 경력 수십년차의 PB가 수두룩하다. 김 팀장은 "다른 은행은 PB도 순환 배치를 하지만 하나은행은 PB 전문화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경력이 수십년 된 PB가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경력이 오래된만큼 일에 대한 '프라이드'도 높은 편이다. 본사 투자상품서비스부에서 추천펀드 등을 꾸리지만, 본사에서 선정한 펀드라고해서 무작정 파는 것이 아니라 개별 PB의 판단이 크게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본사 상품 부서와 PB들 간의 의사소통도 활발한 편이다. 톱 다운(top down) 형식으로 본사에서 라인업한 상품을 내려보내는 경우가 다수지만, PB들이 추천한 펀드가 본사 라인업에 걸리는(bottom up) 경우도 왕왕 있다.

신생운용사나 중소형운용사에 대해서도 상당히 개방적이다. 직판(직접판매)을 선언하면서 시중은행 등 대형 판매사에 미움을 샀던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증권자투자신탁1(주식)'을 가장 먼저 판매한 대형은행이 바로 하나은행이었다.

은행 라인업이 별로 없는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 펀드를 적극 판매한 곳도 하나은행이었다. 라자드의 은행 라인업은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등 2곳에 불과한데, 하나은행 판매설정액만 100억 원을 넘는다. 신한은행의 경우 20억 원에 그치고 있다.

김 팀장은 "PB들의 프라이드가 강해서 다른 은행들이 이미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거나 시장에서 유행하고 있는 펀드는 경계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러다보니 신생 운용사를 통한 상품 개발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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