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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레가 된 봉쥬르차이나...한국밸류운용 관계 확대 [공모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 / 신한은행] ② 운용사보다 개별 상품에 초점

박상희 기자공개 2016-11-23 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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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공모펀드를 판매할 때 어떤 판매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운용사의 펀드 판매 현황 등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손쉽게 확인되지만 은행이나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와의 실질적인 혹은 숨겨진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을 통해 운용사와 판매사 간의 역학관계, 은행 및 증권사 간의 경쟁구도 등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7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이 해외펀드 판매 강자로 자리잡게 된 데는 계열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봉쥬르 시리즈펀드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봉쥬르차이나펀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소위 '대박'을 터트린 신한은행은 국민은행에 이어 공모펀드 판매 2위 자리를 공고히 하게 됐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역시 신한은행의 막강한 파워를 등에 엎고 중대형 운용사로 성장했다.

신한은행이 봉쥬르차이나 등 봉쥬르 시리즈펀드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게 2000년대 중반이다. 10년이 흐른 지금은 과거 봉쥬르펀드를 집중 판매했던 역사가 굴레가 되고 있다는 해석도 많다. 봉쥬르펀드에 천착하다 국내 주식형이나 채권형펀드 판매 입지를 강화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 봉쥬르차이나 함몰..국내 펀드 등 입지 강화 실패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국내 주식형펀드 판매설정액은 2조 3732억 원으로, 국민은행(6조 8204억 원)은 물론 한국투자증권(2조 9538억 원), KEB하나은행(2조 5327억 원)에도 밀린다. 국내 채권형 판매액(1조 1193억 원)도 우리은행, 국민은행, 삼성증권 등에 밀린 5위권이다. 해외채권형의 경우는 398억 원으로, 전체 판매사 가운데 20위 권으로 밀려난다.

주식형-채권형 판매사
*출처: 금융투자협회

신한은행이 전체 공모펀드 판매사 가운데 2위라고는 하지만 유형 별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해외주식형펀드를 제외하면 딱히 강점을 보이는 분야가 없는 셈이다.

신한은행이 처한 이런 상황은 운용사 거래 관계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해외주식형 비중이 높은 신한BNPP운용을 제외하면 딱히 거래관계가 많은 운용사가 보이지 않는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국내주식형에 강하다보니 계열사인 KB자산운용 이외에 신영자산운용 등과 거래가 많고, 우리은행은 채권형펀드 판매가 많다보니 채권에 강한 운용사와 거래 관계가 많다"면서 "신한은행은 계열 운용사를 제외하면 거래관계가 많다고 할 수 있는 운용사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 "딱히 선호하는 운용사가 없는 게 맞다"면서 "상품 선정 등에 있어 운용사보다는 개별 상품 위주로 본다"고 말했다.

운용업계 안팎에서는 신한은행이 처음부터 이런 스탠스를 고수했던 것은 아니라고 본다. 봉쥬르차이나 등 해외 주식형펀드에 함몰되다보니 특색이 있는 운용사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 최근 몇년 한국밸류운용 판매↑ ...올해는 단기국공채펀드 판매 집중

신한은행이 해외펀드에 강한 입지를 구축했다고는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중국이나 브릭스 등 이머징 국가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 주를 이룬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신한BNPP자산운용의 해외펀드 가운데 운용규모가 1000억 원이 넘는 건 '신한BNPP봉쥬르브릭스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H)[주식]', '신한봉쥬르차이나증권자투자신탁1[주식]', '신한BNPP봉쥬르차이나증권투자신탁2[주식]', '신한BNPP중국본토RQFII증권자투자신탁1(H)[주식]' 등이다. 각각 신한은행의 판매 점유율이 70~80%를 웃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펀드 판매 비중은 높지 않은 편이다. 과거에 집중적으로 판매한 봉쥬르차이나 및 봉쥬르브릭스펀드 등의 판매잔고가 여전히 높다보니 추가적으로 해외주식형 비중을 늘리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고객 포트폴리오 차원에서도 계속해서 해외 주식형펀드만 추천할 수는 없다는 어려움도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타행 대비 해외펀드 비중이 높은 것은 맞지만 대부분 이머징 주식형펀드"라면서 "향후 주식형펀드 비중을 더 늘리기보다는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통해 해외채권형펀드 판매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펀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서는 국내주식형펀드나 채권형펀드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지만 계열사인 신한BNPP자산운용을 활용하기에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몇 년 간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이 하위권으로 처져있는 등 성과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고민에 빠졌던 신한은행이 주력으로 거래관계를 확보한 곳 중의 하나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다. 신한은행의 한국밸류운용 판매설정액은 4000억 원을 조금 웃돈다. 국민은행이 신영자산운용 펀드 판매에 주력할 때 신한은행은 한국밸류운용을 공략했다. 그럼에도 한국밸류운용이 신한은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5%로, 9위권이다. 반면 한국밸류운용 입장에서 신한은행은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에 이은 제2의 판매사다.

올들어서는 채권형펀드 판매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2월 설정된 '한국투자e단기채증권투자신탁(채권)'이 신한은행에서만 50% 이상 판매됐다. 비슷한 시기에 설정된 '신한BNPP단기국공채공모주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도 대표펀드 기준 45% 가량을 신한은행에서 판매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민은행에서 한화단기채국공채펀드를, 우리은행은 키움단기국공채펀드를 최근 몇 년간 열심히 판매했다"면서 "신한은행은 올해 신규로 설정된 한국투신운용과 신한BNPP운용의 단기채펀드를 주력으로 판매하면서 단기채펀드 판매 대열에 합류한 모양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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