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강한기업]파수닷컴, '신의 한수' CB…오너 지배력 보완③100억대 CB·BW 발행, 우선매수권 옵션…지배구조 안정화 전망
김장환 기자공개 2016-12-19 08:50:55
[편집자주]
알려진 수많은 국내 강소기업, 그 중에서도 '더' 강한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더 강한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성장 스토리, 재무구조, 지배구조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성공'을 꿈꾸는 수 많은 중소·중견기업에 귀감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더 강한기업'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과 그들의 극복 노하우도 함께 들어왔다.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5일 10: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수닷컴 지배구조의 최대 약점은 창업주 조규곤 대표이사의 지배력이 약하다는 점이다. 과거 파수닷컴을 코스닥 시장에 상장(IPO)하는 과정에서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조 대표의 확고했던 지분율이 대폭 줄었다. 특수관계자를 포함해도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들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없는 수준이고, 적대적 M&A 등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 역시 곧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파수닷컴이 지난 몇 년간 발행한 전환사채가 조 대표의 지배력을 키우는 '키'가 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잇단 CB 발행으로 당장 재무구조는 약화됐지만, 투자자들의 전환권 행사 시점에는 오히려 다방면에서 득을 안겨주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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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닷컴은 2013년 10월 상장 후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생겼다. 조 대표의 지배력이 크게 약화된 일이다. 상장 과정에 산은캐피탈 등이 주요 주주(5.59%)로 들어서면서 33.6%에 달했던 조 대표의 지분율은 26.15%까지 줄었다. 친인척과 임원 등 특수관계자를 합쳐도 조 대표 측 지분율은 34.58% 수준. 이전까지는 특수관계자 도합 지분율이 43.54%에 달했다.
최근 들어서는 조 대표의 지배력이 더욱 축소됐다. 9월 말 현재 조 대표는 파수닷컴 지분 25.56%를 들고 있다. 특수관계자를 포함해도 지분율이 31.8%에 불과하다.
조 대표의 축소된 지분율은 적대적 M&A 등 가능성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주주로서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우호지분을 포함 적어도 3분의 1(33.4%) 이상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이 정도 지분을 들고 있으면 어떤 일이 발생해도 주총 특별결의를 통해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주총 특별결의 안건은 출석 주주 3분의 2, 총 주주 3분의 1 이상 찬성시 승인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결정 가능한 사안은 정관변경 및 수권자본 증가, 회사의 합병 및 분할, 2분의 1 이상 회사 영업자산 양도 결정, 이사 및 감사 등 해임안, 감자,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등이다. 경영권 행사에 핵심적인 사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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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표의 파수닷컴 지배력이 2013년 IPO 후에도 지속해서 약화된 이유는 지난 몇 년간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잇따라 발행한 탓이다.
파수닷컴은 지난해 12월 18일 30억 원대 CB를 발행했다. 액면 이자율과 보장수익률은 각각 3.5%다. 행사기간은 내달 19일부터 오는 2018년 12월 17일까지다. 행사가격은 주당 6880원으로, 전환권 행사시 43만 2401주 가량을 받아갈 수 있다. 발행주식수의 5.31%에 달하는 몫이다. 동시에 같은 기간 거의 동일한 조건으로 30억 원대 BW 역시 발행했다.
올 들어서는 CB 물량을 더욱 늘렸다. 파수닷컴은 지난 9월 29일 총 70억 원대 CB를 발행했다. 만기일은 2021년 9월 29일, 전환가격은 역시 6880원이다. 전환권 행사시 주식 101만 7442주, 약 12%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연금리는 1.0%로 사채권을 행사해 상환 요구시 원금의 105.1%를 이자로 지불해야 한다.
다만 해당 CB는 오히려 조 대표의 지배력 약세를 극복할 묘약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해 조 대표가 이를 직접 사들일 수 있도록 옵션을 달아둔 상태로 확인되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올 들어 발행한 CB 모두 우선매수청구권을 붙여놨다고 가정하면 총 17%대 지분을 추가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조 대표의 지분율이 단번에 43%대로 뛰어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투자자들이 CB를 통한 사채권 행사 대신 이를 주식으로 전환해 직접 보유하는 상황도 충분히 꿈꿔볼 수 있다. 주당 행사가가 6880원으로 저렴하게 잡혀 있기 때문이다. 전환권 행사 가능 시점에 주가가 예년처럼 오름세를 보이면 투자자들이 직접 주식으로 이를 받아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파수닷컴은 상장 후 과거 한 때 1만 48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주식 전환시 해당 CB는 고스란히 자본 계정으로 유입돼 재무구조를 단번에 개선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조 대표 입장에서는 파수닷컴의 잇단 CB 발행이 결국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 CB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지난 3년간 대규모 신규 투자를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유동성으로 디지털페이지, 랩소디4.0, 빅데이터 기반 솔루션 애널리틱 디아이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최근 선보였다. 이제 투자금 회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불안한 지배력까지 해소하게 되면 거침없는 질주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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