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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 도입 제일약품, 커지는 '화이자 딜레마' 자사 발기부전치료 복제약 사실상 영업 중단

이석준 기자공개 2016-12-08 08:18:54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6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일약품이 화이자 딜레마에 빠졌다. 화이자 상품(남의 제품)이 점차 늘면서 이들 품목과 마케팅 영역이 겹치는 자사 제품(복제약 등)의 판매 통로가 막히는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화이자 비아그라 판매공급처가 안국약품에서 제일약품으로 변경됐다. 제일약품 입장에서는 화이자 품목이 하나 더 늘은 셈이다. 현재 제일약품은 리피토, 리리카, 쎄레브렉스, 뉴론틴, 카듀엣 등 화이자 주요 상품을 다루고 있다.

문제는 또 하나의 화이자 제품이 들어오면서 자사 제품 마케팅을 사실상 접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점이다. 제일약품은 이미 비아그라와 시알리스 복제약을 팔고 있다. 두 제품 모두 비아그라와 같은 발기부전치료제라는 점에서 영업 위축은 불보듯 뻔하다.

업계 관계자는 "제일약품은 영업인력의 절반 가량을 화이자 등 다국적제약사 도입 품목 판촉에 투입한다"며 "자체 품목 영업에는 소홀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딜레마는 또 있다. 화이자 제휴 품목의 복제약을 개발하지 못하거나 행여 만들어도 영업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없다는 점이다. 연간 1000억 원이 넘는 화이자 고지혈증약 리피토의 경우 일부 제약사는 복제약을 만들어 연간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안정적인 캐시카우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제일약품에게는 먼 나라 얘기다.

이런 부작용에도 제일약품의 화이자 의존도는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제일약품은 지난 8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단일 조직이던 제품사업부를 △항암제사업부 △SP사업부(코프로모션사업부) △개인병원사업부 △종합병원사업부로 나누고 기존 본부장에서 부문장 중심으로 조직체계를 바꿨다.

주목할 부분은 SP사업부다. 제일약품 매출의 68.43%는 화이자제약, 다케다제약 등에서 도입하는 오리지널 의약품에서 발생한다. 이중 화이자제약 제품 비중이 43.88%에 이른다. 사실상 SP 사업부는 화이자를 위한 행보라고 볼 수 있다.

11월 출범한 제일약품 일반의약품 신규 법인 제일사이언스에도 화이자 제품이 들어올 것이라는 설이 많다.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는 화이자 컨슈머 사업부와 정규적으로 미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 대표는 화이자 출신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제일약품이 화이자 코프로모션 확대로 외형 성장과 수수료 유입 등 당장의 효과를 거두고 있지만 의존도가 커지면서 정작 자사약을 못파는 등의 딜레마에 빠졌다"며 "공동 판매는 하나의 전략이지만 과할 경우 판권회수 등의 위기에서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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