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장 "기존 사외이사 전원 용퇴" [우리은행 민영화]30일 임총서 신규 사외이사 5명 선임…기존 사외이사 조기 사퇴
정용환 기자공개 2016-12-30 11:24:55
이 기사는 2016년 12월 30일 11: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이 내년부터 과점주주 추천 신임 사외이사들만으로 구성된 새로운 이사회를 운영한다. 임시주주총회에서 과점주주 추천 신임 사외이사들의 최종 선임을 결정한 우리은행은 임기가 남아있던 기존 사외이사들로부터도 조기 사퇴 동의를 얻어내는데 성공했다.이광구 우리은행장은 30일 열린 우리은행 임시주주총회가 끝난 직후 "기존 사외이사들은 용퇴하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며 "기존 사외이사분들 모두 조기 용퇴하는 데 동의해주셨다"고 답했다. 그간 우리은행은 기존 사외이사들을 상대로 조기 사퇴 결정을 내려달라는 요청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열린 임시주주총회는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5명의 신임 사외이사들을 선임하는 자리였다.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전지평(톈즈핑) 푸푸다오허(FUPU DAOHE) 투자관리유한공사 부총경리, 박상용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노성태 전 한화생명 연구원장 등 5명의 후보들은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정식으로 우리은행의 사외이사가 됐다.
이사회 의장인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이날 인사말씀을 통해 "성공적 민영화 달성 이후 새로운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자리에서 우리은행의 새 역사를 함께할 사외이사들에게 주주분들이 큰 힘을 실어주시길 부탁한다"며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다는 여호첨익(如虎添翼)이라는 말처럼 우리은행이 민영화라는 날개를 달고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많은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민영화에 앞서 정부 및 우리은행은 과점주주들이 우리은행 경영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내년 이사회를 통해 새롭게 꾸려지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도 전원 과점주주 추천 신임 사외이사로만 구성케 한다는 방침이었다. 이 경우 이미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던 기존 사외이사들과의 관계 정리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기존 사외이사들이 우리은행 이사회에 남아 발언권을 행사하게 되면 신임 사외이사들의 목소리를 온전히 보장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데 있었다. 현재 우리은행 사외이사는 홍일화 우먼앤피플 상임고문, 천혜숙 청주대학교 교수, 정한기 호서대학교 초빙교수, 고성수 건국대학교 교수, 이호근 연세대학교 교수, 김성용 성균관대학교 교수 등 6명이다.
이들 중 홍일화 상임고문, 천혜숙 교수, 정한기 교수, 고성수 교수 등 4명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며 이호근 교수와 김성용 교수 등 2명은 내후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있다. 이들이 임기를 다 채운다고 가정하면 우리은행 이사회는 일시적으로 11명의 사외이사와 3명의 사내이사, 각각 1명 씩의 상임감사와 비상임이사 등 통 16명의 이사들로 구성돼야 했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은 최근 기존 사외이사들에게 조기 사퇴에 동의해달라는 요청을 꾸준히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요청은 지난 9일 신임 사외이사 후보 명단을 확정하는 이사회 자리에서부터 있어왔던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기존 사외이사 조기 사퇴는)별도의 안건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외이사들에게 개별적으로 의사를 타진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에 기존 사외이사 6명이 전원 조기 사퇴에 동의하면서 우리은행은 내년부터 완전히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차기 행장 선임부터 경영 전략 수립까지 우리은행의 향후 과제들은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신임 사외이사들을 중심으로 논의된다. 이들 신임 사외이사와 우리은행은 지난 16일 상견례를 갖고 이미 이러한 과제들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일부 공유한 상황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존 사외이사분들이 꼭 조기 사퇴를 해야만 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도 있듯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이 새로운 동력을 가지고 출발하기에 앞서 이사회부터 완전히 새롭게 구성한다는 것이 의미를 가지는 것만큼은 분명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이사회 의장이 누가될지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 우리은행은 내년 1월 4일 처음으로 열리는 이사회에서 신임 사외이사들 중 한 사람을 이사회 의장으로 추대한다는 방침이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비롯해 감사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보상위원회 등 이사회 내 위원회 역시 첫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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