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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장, '한일 6명·상업 4명' 출신 영향받나 [우리은행 차기 리더는]통합 역사 속 출신 문화 생겨…이사회 "부정적 기업문화" 규정

정용환 기자공개 2017-01-12 09:59:32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1일 1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장 공모에 도전장을 내민 10명의 후보 중 6명이 한일은행 출신으로 나타났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을 포함해 상업은행 출신 후보자는 4명에 그쳤다. 출신이 행장 선임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11일 총 11명의 우리은행 전혁직 임원들로부터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자 지원서를 받았으나 이 중 1명이 지원의사를 철회하면서 최종적으로 10명의 후보자가 남았다고 밝혔다. 10명의 후보자 모두 우리은행에서만 커리어를 쌓아온 정통 '우리은행맨'이나 출신 은행은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둘로 나뉜다.

우리은행의 모태는 외환위기를 계기로 1998년 대등합병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다. 당시 한빛은행으로 합병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2001년 예금보험공사가 설립한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된 이후 2002년 5월부터 우리은행을 정식 명칭으로 사용해왔다. 이후 중요한 인사가 있을 때마다 대상자의 출신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번에 차기 우리은행장에 지원한 전현직 우리은행 및 우리은행 계열사 임직원들 역시 출신 논란을 피해갈 순 없었다. 우리은행 이사회가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를 공식화하자마자 금융권의 관심은 예비 후보들의 출신은행에 쏠렸다. 이광구 행장과 전임 이순우 행장이 모두 상업은행 출신인만큼 한일은행 출신의 차례가 되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곳곳에서 제기됐다.

실제로 지원 결과 한일은행 출신의 도전이 주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서를 제출한 후보자 10명 중 한일은행 출신은 6명에 달한다. 김병효 전 우리PE 사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김양진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윤상구 전 우리금융지주 전무, 이경희 전 우리펀드서비스 사장,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 등이 한일은행 출신이다.

상업은행 출신은 4명에 그쳤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대표적인 상업은행 출신이며 오순명 전 우리모기지 사장, 이영태 전 우리금융저축은행장, 조용흥 전 우리아메리카은행장 등이 상업은행 출신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당초 경쟁력 있는 지원자가 될 것으로 알려진 남기명 국내그룹장도 상업은행 출신이나 끝내 지원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레이스를 이광구 우리은행장 대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 간 2파전으로 받아들이는 일부 시각 역시 출신을 고려한 데서 나온 인식이라는 관측이다. 현역 임원 1인자인 이광구 행장과 2인자인 이동건 그룹장을 각각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을 대표하는 인물로 여긴 탓에 생긴 대결구도라는 설명이다.

이번 차기 행장 선임 과정에서 후보자들이 출신은행을 전면에 내세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임추위가 한일은행-상업은행 간 계파 갈등을 '부정적인 기업문화'로 정의하면서 이를 해소할 수 있을 만한 리더십 여부를 차기 행장 평가요소에 적용하겠다고 공언한 탓이다. 다만 곧바로 진행될 평판 조회에선 출신은행 여부가 일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외부에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등 후보자들의 출신을 가지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만큼 실제 일부 후보자들은 출신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출신을 무시하기는 어렵겠지만 이사회가 이를 정면으로 부정한만큼 출신이 행장 인사의 중요한 포인트가 돼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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