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없는 이광구 연임, 우리은행이 얻은 3가지 '외풍 차단·출신갈등 해소·무료 컨설팅'
안영훈 기자공개 2017-01-31 09:58:20
이 기사는 2017년 01월 26일 11: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공모를 통해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우리은행 과점주주 지분매각 성공 직후부터 대세로 떠오른 이광구 행장 연임설이 그대로 현실화되면 우리은행에 외형적인 변화는 없다.시장에서는 이광구 행장의 민선 1기 우리은행장 선출에 대해 우리은행이 외풍을 막고 은행내 계파갈등을 큰 반발없이 해소할 수 있는 명분을 얻었다는 평가다. 여기에 과점주주측 사외이사들은 공모 과정에서 전직 우리은행 임원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우리은행의 미래상을 확립하는 등 비용 안들이고 가치있는 컨설팅을 받은 것과 다름없다고 보고 있다.
민영화 우리은행의 가장 큰 고민은 여전히 예금보험공사가 단독 최대주주로 잔여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지배구조상 정부의 입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었다. 아무리 금융위원회나 예금보험공사가 경영 참여를 최소화한다고 밝혀도 시장은 반신반의했다.
우리은행 과점주주들은 차기 우리은행장을 공모방식으로 선출하면서 자연스럽게 외풍 차단을 천명했다. 우리은행장 후보 공모 지원자격을 전현직 우리은행 임직원으로 제한하면서 대내외적으로 민영화 우리은행에 정부가 간여할 수 있는 부분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우리은행의 전직 임직원들조차도 정부 간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다.
실제로 우리은행장 후보 공모에는 이광구 행장을 비롯해 10명의 전현직 임직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더벨의 후보 개별 인터뷰에서 대다수 후보들은 지원 동기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정부에 연줄이 없이도 능력과 비전만 있다면 진짜로 우리은행장으로 발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차기 우리은행장 공모 자체가 외풍 차단을 외부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면 공모 과정에서는 우리은행의 내부적인 문제인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 계파갈등을 공개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었다.
우리은행은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합병으로 설립된 만큼 내부적으로 출신 갈등이 존재했다. 차기 우리은행장 공모 초기에 이제는 한일은행 출신 은행장 차례라는 말이 공공연히 돌 정도였다.
우리은행장 후보로 지원한 전현직 임직원들은 모두 민영화 우리은행에서는 계파 갈등이 사라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광구 행장도 연임 결정 이후 곧바로 오는 6월까지 한일은행·상업은행 간 조직 갈등을 배제하기 위한 공정한 인사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내부적인 우리은행의 문제를 공개하고 이를 해소하는데 최대 걸림돌이 되는 내부 반발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명분을 마련한 것이다.
여기에 우리은행 과점주주들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참여하면서 10명의 우리은행 전현직 임원들로부터 우리은행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었다. 우리은행 과점주주들에게는 돈을 주고도 얻기 힘든 기회를 무료로 얻은 것이다.
컨설팅업계 한 관계자는 "외부에 경영컨설팅을 맡긴다고 해도 우리은행장 후보에 지원한 전현직 임원들만한 컨설팅 인력풀을 짜는건 사실 불가능하다"며 "특히 우리은행 내부사정에 정통한 전직 임원들의 심층 인터뷰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으로, 과점주주들은 우리은행장 공모를 내세워 무료로 최고의 경영컨설팅을 받은 것이나 진배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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