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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왜 고려개발 우선주 출자전환 나섰나 수시로 우선주 상환 가능, 조건부 자금지원 목적

이상균 기자공개 2017-02-14 08:22:07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3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림산업이 한 달 만에 고려개발에 출자전환 형태로 자금지원을 재개했다. 의정부경전철 파산으로 부채비율이 위험수준으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보통주가 아닌 상환전환우선주로 출자전환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대림산업이 무조건적인 자금지원에 난색을 표하자 고려개발이 수시로 상환이 가능한 상환전환우선주 발행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채비율 728%로 하락

고려개발은 최대주주인 대림산업이 500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결정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출자전환은 고려개발이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 555만 5550주를 대림산업이 인수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됐다. 1주당 발행가는 9000원이다. 대림산업의 고려개발 지분율은 보통주 62.24%, 우선주 100%가 됐다. 출자전환한 500억 원 중 280억 원은 대림산업이 고려개발에 대여한 자금이다. 나머지 220억 원은 기타 채무 등으로 구성됐다.

대림산업은 1월초에도 고려개발에 500억 원을 대여했다. 고려개발이 지분을 보유한 의정부경전철이 파산을 신청해 일시적으로 500억 원 규모의 후순위 대출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고려개발이 대림산업에서 500억 원을 대여 받아 부채비율이 급격히 올라가자 김종오 대표가 직접 대림산업에 찾아가 자금지원을 요청했다"며 "자금지원이 이뤄진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아 직접적인 현금지원이 아닌 출자전환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출자전환이 이뤄지기 이전인 2016년 12월말 기준 고려개발의 부채는 5752억 원, 자본총계는 290억 원이다. 부채비율이 무려 1979%에 달했다. 여기에 1월 초 대림산업의 대여금 500억 원이 추가되면서 부채비율은 2154%까지 치솟았다. 우려스러운 점은 자본잠식률이 73%로 50%를 넘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칫 거래중단뿐만 아니라 상장폐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발등에 불을 끄기 위해 대림산업은 대여금 280억 원과 기타채무 220억 원 등 500억 원을 출자전환하기로 했다. 고려개발의 부채는 6262억 원에서 5762억 원으로, 자본총계는 290억 원에서 790억 원으로 조정됐다. 부채비율은 1/3 수준인 728%로 하락했다.

◇대림산업 주주 반발도 고려

눈여겨볼 점은 대림산업이 보통주가 아닌 상환전환우선주로 출자전환을 했다는 점이다. 상환전환우선주는 채권처럼 꾸준히 이자를 챙기면서 만기 때 상환 받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우선주를 말한다. 국제회계기준(IFRS)상 부채로 분류되지만 회사가 상환권을 가지면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모두 지니고 있어 벤처캐피탈이 벤처기업에 투자할 때 상환전환우선주를 주로 인수하곤 한다.

고려개발 입장에서는 만기 이전에도 언제든지 상환권을 행사해 이자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고려개발은 자금 여력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상환전환우선주를 상환할 수 있다"며 "보통주 전환은 대림산업이 고려개발에 무조건적인 자금지원으로 비춰질 수 있어 조건부 상환이 가능한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이 고려개발에 직접적인 자금지원이 아닌 출자전환을 택하면서 차입금 한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대림산업이 고려개발에 자산담보대출 한 잔액은 총 780억 원이다. 차입금 한도는 2600억 원으로 이중 1720억 원이 남아있는 셈이다.

고려개발이 올해 12월 만료되는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 갚아야 할 장기차입금은 2075억 원(2016년 9월말 기준)에 달한다. 고려개발 입장에서는 자체 영업활동과 대림산업의 자금지원을 제외하고는 장기차입금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사업목표로 의정부경전철과 우이신설경전철 부실 정리를 설정하면서 대규모 이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림산업의 일반 주주들 중에서는 고려개발에 대한 자금지원을 반대하는 이들도 많다"며 "주주들의 반발을 고려해 무조건적인 자금지원이 아닌 상환전환우선주로 출자전환을 하는 조건부 지원을 택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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