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3월 15일 08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의 목표를 가진 조직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올 때가 있다. 명분과 논리를 내세우며 사력을 다해 부딪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정부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 부처와 저 부처의 주장이 강경해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이 종종 벌어진다. '미래환경산업펀드(이하 환경산업펀드)'도 올해 벤처투자 시장에 등장하기까지 이런 험로를 거쳐야 했다.
앞으로 5년에 걸쳐 최대 5000억 원으로 조성될 환경산업펀드. 환경 벤처를 지원할 이 거대 재원을 놓고 기획재정부와 환경부가 대립해왔다. 견해가 갈린 건 바로 운용 주체. 기재부가 다른 부처들의 펀드를 전담한 한국벤처투자를 선택한 반면 환경부는 별도로 운용기관을 세우려고 했다.
기재부와 환경부는 각각 '비용 합리화'와 '투자 실효성'을 내세우며 수 개월 간 맞서왔다. 결국 승자는 기재부였다. 하지만 이 파워게임에서 과연 객관적인 근거가 등장했을지 의문이다.
사실 1년여 전 농식품펀드를 두고 기재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똑같은 싸움을 벌였다. '제3자' 기관인 자본시장연구원에 최종 판단을 맡길 정도로 다툼이 치열했다. 이 때 내려진 결론이 "성장 초기엔 별도 기관에서 운용하는 게 유리하다"였다. 환경부 주장처럼 개별 기관에서 운용하면 맞춤형 기획과 홍보가 가능하다.
기재부가 완고하게 버틴 배경엔 '공공기관 기능조정' 방침이 자리잡고 있다. '유사 사업은 통합한다'는 내부 강령에 예외를 둘 수 없던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와 강하게 부딪힌 것도 씁쓸한 기억일 것이다.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사전에 빌미를 제공해서는 안된다.
그래도 실제 사례를 한번쯤 진지하게 관찰했으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듯하다. 농식품펀드가 열악한 농수산 기업에 투자하는 건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제시됐기 때문이다. 다른 펀드와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는 한국벤처투자는 내걸기 어려운 조건이다.
조직의 성숙도는 내부 이견이 봉합된 결과로 가늠해볼 수 있다. 환경산업펀드를 둘러싼 최종 결정이 공동 목표인 국익에 부합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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