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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어디로]법정관리 위기 돌파, '넥스트 스텝'은자산매각·인력감축 '속도'… 산은, '주식 매매 재개' 고대

김장환 기자공개 2017-04-17 16:02:30

이 기사는 2017년 04월 17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읍소를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들이 수용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이 '법정관리' 위기를 마침내 벗어났다. 18일 진행 예정인 사채권자 집회에서도 채무재조정 안건이 가결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채권단이 '넥스트 스텝'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세간의 관심은 이제 대우조선해양 정상화를 위해 남겨진 절차가 무엇인지로 이동중이다.

18일까지 예정된 5차 사채권자 집회까지 모두 '찬성' 결과를 이끌어내게 되면 산업은행 등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은 곧바로 출자전환 등 채무재조정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4400억 원대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오는 22일 전까지 이에 대한 절차를 대부분 마무리해야 한다.

대우조선 채무조정안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수립한 계획안에 따르면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 등이 투자한 1조 5000억 원대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중 절반은 출자전환이 이뤄지고 나머지는 만기를 연장한다. 만기 3년 유예 후 3년간 분할상환 조건, 금리는 3% 이내로 책정된다.

시중은행의 출자전환 비율은 이보다 높다. 무담보채권 7000억 원 중 80%는 출자전환하고 나머지는 만기를 그대로 연장하기로 했다. 만기 5년 유예 후 5년 분할 상환 조건이다. 금리는 사채권자들과 같은 조건을 붙이기로 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무담보채권 1조 6000억 원은 100% 출자전환된다.

동시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2조 9000억 원대 '크래딧 라인'을 대우조선해양에 만들어 주기로 했다. 마이너스 통장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이 자금이 필요하면 곧바로 인출할 수 있다. 여기에는 우선상환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이를 통해 고비를 넘기게 되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한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그동안 지지부진하게 진행돼 왔던 자산 매각 절차에 속도를 낼 생각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첫 위기가 불거진 2015년 말 이후 5조 3000억 원대 달하는 자산 매각 계획을 발표했지만 현재 이행률이 30%를 조금 넘어선 상태다.

완료하지 못한 자구안 중에선 옥포 직원 기숙사 및 옥림지구 사원 아파트와 오션플라자 복합업무단지 매각 등이 눈에 띈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가격 요건이 맞지 않아 매각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플로팅도크 및 해상크레인 등 비핵심 자산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발주사 부도로 인도가 지연된 밴티지(Vantage) 드릴십 등 자산도 매물 리스트에 올라 있다.

고강도 인력 감축도 동시에 단행된다. 지난해 말 1만 명까지 줄인 직영 인력을 9000명 밑으로 추가 감축한다. 노동조합과 최근 협의가 이뤄진 임금 반납과 무급휴직 등도 단행한다. 인건비를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기준 1조 1400억 원대에 달했던 인건비가 올해 6400억 원대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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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자산 매각과 인력 구조조정 등을 늦어도 2018년 상반기 내에 모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올해 안에 어느 정도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회생을 시장에 알려줄 수 있는 가장 핵심적 지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 거래를 올해 재개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9월까지 주식 거래를 재개시키지 못하면 상장폐지가 불가피하다.

주식매매 재개시 산업은행은 그동안 손실을 상당수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은 계속기업가치에 대한 의구심을 이유로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보유 지분 전량을 손상차손으로 반영했다. 지난해 입은 손실 비용만 3조 5000억 원대에 달한다.

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사채권자의 대우조선해양 감자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지분 축소 부담을 최소화했다. 다른 은행과 채권자도 출자전환을 통해 지분을 대거 확보하게 됐지만 산업은행의 확고한 지분율에는 큰 변동이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주식 거래가 재개되면 회복된 지분 가치를 영업외이익으로 반영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산업은행이 구상한 모든 절차가 완료된 후에는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가치가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신규 RG를 최대한 피하고 기존 수주선박(수주잔량 109척) 매각에 주력하기로 했다. 수주고를 크게 줄여 국내 조선 생태계를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에서 '빅2'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서 워크아웃 및 자율협약 등 절차에 돌입해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가 기업존속가치가 크게 약화된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등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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