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투자 앞둔 LG이노텍, 재무 부담 없을까 내년까지 5300억 지출…실적 화답 여부 '주목'
김일문 기자공개 2017-05-10 08:20:56
이 기사는 2017년 05월 08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이노텍이 앞으로 1년간 5000억 원이 넘는 돈을 설비 투자에 쓰기로 결정하면서 재무구조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평년에 비해 다소 과도한 수준인 만큼 일시적인 재무 악화가 예상되지만 실적이 뒷받침 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LG이노텍은 지난 달 말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올해 2700억 원 규모의 신규 시설투자 계획을 밝혔다. 투자 기간은 내년 3월까지며, 이 돈은 모바일용 신기술 모듈 사업 추진에 쓰일 예정이다.
LG이노텍은 지난 3월에도 카메라 모듈 분야 2650억 원에 달하는 신규 시설투자를 발표했다. 이에따라 향후 1년간 LG이노텍은 5300억 원의 투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모바일용 듀얼 카메라 모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눈여겨 볼 부분은 이러한 설비 투자가 다소 과도하다는 점이다. LG이노텍의 작년 연결 기준 상각전이익(EBITDA)는 4500억 원이다. 즉,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의 투자가 올해 이뤄지는 셈이다.
과거 5년간 LG이노텍의 자본적 지출은 EBITDA를 넘어서지 않았다. 자본적 지출이란 고정자산의 가치를 끌어올리거나 가용연수를 늘리는 데 돈을 썼다는 뜻으로 제조업체의 경우 통상 어느 정도의 설비투자가 이뤄지는지 가늠할 수 있다.
LG이노텍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2011년을 연상케 한다. 당시 LG이노텍은 7400억 원이 넘는 자본적 지출을 단행, 과감한 설비 확충에 나선 바 있다. 2011년 EBITDA 수준이 3400억 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각전이익의 두 배에 해당하는 돈을 쏟아부었다.
주목할 점은 2011년 이후 실적 개선이 뒤따르면서 대규모 설비투자에 대한 재무 부담이 상쇄됐다는 사실이다. LG이노텍은 2012년과 2013년 16%에 달하는 매출액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매년 괄목할 만한 영업 성과를 나타냈다. 2014년 EBITDA는 3년 전에 비해 2배가 넘기도 했다.
따라서 LG이노텍의 이번 투자가 일정부분 재무구조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향후 실적이 뒷받침 된다면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2011년의 경우 실적에 비해 과도한 수준의 설비투자가 단행됐지만 이듬해부터 EBITDA가 크게 뛰었다"며 "LG이노텍의 영업현금 창출력 등을 고려할 때 이 정도의 투자는 부담스럽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LG이노텍의 이번 설비투자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있다. 시장 상황이 회사의 예측과 다르게 전개될 경우 대규모 투자에 따른 후폭풍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다른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LG이노텍는 감가상각비 규모가 큰 특징을 나타내는데, 이는 설비투자가 많을 뿐만 아니라 설비의 연한이나 교체주기가 짧다는 방증"이라며 "모바일 카메라 모듈에 대한 수요 예상치가 빗나가 실적이 악화된다면 투자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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