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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N 판매량 2000억 돌파…'원자재' 덕봤다 WTI원유선물 비중 압도적…전체 판매율 여전히 미미

강우석 기자공개 2017-06-19 08:16:09

이 기사는 2017년 06월 15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출범 2년 여 만에 2000억 원의 판매고를 뛰어넘었다. 원자재 관련 상품들의 거래량이 비약적으로 늘어나며 신생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ETN 시장이 레버리지, 인버스 등 고배수 상품 위주로 발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ETN 시장의 투자자 매출액은 최근 2000억 원을 돌파했다. 매출액은 투자자가 ETN을 매수해 보유 중인 물량의 총합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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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기준 주요 원자재 ETN 현황. (출처: Check Expert)

현재 ETN 시장의 총 발행규모는 3조9000억 원 정도다. 하지만 이 수치만으로는 투자자들의 시장참여도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발행총액 중 투자자가 보유한 물량 외에는 증권사들이 보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발행된 증권수에서 유동성공급자(LP)의 보유량을 뺀 값이 투자자들의 보유 물량"이라며 "회사 차원에서 관련된 수치를 별도로 제공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ETN이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의 움직임을 추종하는 ETN의 인기가 특히 높다. 콩, 천연가스, 옥수수 등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없는 기초지수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간판 상품으로는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선물(H)'이 꼽힌다. WTI 상승 시 그에 두 배 수익을 추구하는 콘셉트로 연초 이후 유가가 소폭 하락하며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14일 기준 투자자 매출액은 1076억 원으로 전체 판매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국내 상장 상품 중 원자재 관련된 것은 1% 미만으로 5~10% 정도인 글로벌 시장과 편차가 크다"며 "최소 5%까지는 성장할 것으로 보고 거래량 상위 원자재 중심으로 라인업을 늘린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체로 보면 실제 판매율은 여전히 저조하다. 전체 155개 종목 중 90% 이상의 종목의 유동성공급자(LP) 비율이 95%를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TF 시장에 비해 인지도가 낮고 기관투자가들의 참여가 적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극소수의 상품만 제외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ETN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라며 "수익률과 상관없이 고객들이 거의 모르는 상품이라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투자자 매출액이 2000억 원을 뛰어넘은 것은 ETN 시장이 출범한 지 2년 여만의 일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ETN 시장도 해외 선진국처럼 레버리지, 인버스 등 고배수 상품 위주로 발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상장을 맡고 있는 한국거래소가 변동성이 낮은 상품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지적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원자재 특화에 성공한 신한금융투자가 ETN 시장의 방향점을 잡아줬다고 생각한다"며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어가고 있다보고 저희도 관련 ETN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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