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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인수금 대여자로만 참여 [도시바 M&A]베인캐피탈 설립 SPC 전환사채 3000억엔 인수… 조언자 역할만 가능

정호창 기자공개 2017-06-30 10:33:45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6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업계 2위인 일본 '도시바 메모리' 인수 우선협상권을 따낸 한·미·일 컨소시엄에 법률적으로 의결권과 경영참여권 등을 행사할 수 없는 사채권자로만 참여한다. 일본 산업혁신기구(INCJ), 일본정책투자은행(DBJ)과 함께 인수 컨소시엄의 주체로 참여한 베인캐피탈에 채권(대출) 인수 방식으로 3000억 엔(한화 약 3조 700억 원)을 지원할 뿐 경영권 행사와 관련된 지분 투자에는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다.

도시바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INCJ·DBJ·베인캐피탈 컨소시엄을 반도체 사업 신설법인 '도시바 메모리'의 우선 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기존 낸드플래시 사업 파트너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의 매각 관련 분쟁이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우선협상자 지위를 '약정' 수준으로 한정해 부여했다.

도시바는 협상을 통해 WD의 인수 컨소시엄 합류를 설득한 뒤 28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도시바 메모리 매각안을 확정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에 나설 계획이다.

이처럼 컨소시엄 구성에 변화가 생길 수 있어 도시바 메모리 인수구조가 아직 확정된 상태는 아니지만, 기존 주체들 사이의 인수자금 분담과 투자구조 등에 대한 윤곽은 나온 상태다.

IB업계와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인수 컨소시엄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도시바 메모리 지분 100%를 2조 엔(한화 약 20조 4100억 원)에 인수한다. SPC는 컨소시엄 주체들을 대상으로 보통주와 우선주를 발행하는 동시에 일본 금융권에서 인수금융(Loan)을 일부 조달해 2조 엔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투자안은 SPC가 보통주 6000억 엔, 의결권 없는 우선주 8500억 엔 어치를 각각 발행해 총 1조 4500억 엔의 자본금을 마련하고, 나머지 5500억 엔은 금융권 차입금으로 조달하는 방안이다.

SPC는 물론이고 향후 도시바 메모리 경영권과 직결되는 보통주는 일본 산업혁신기구(INCJ)가 50.1%, 일본정책은행(DBJ)이 16.5%를 취득하기로 했다. 의결권 주식의 3분의 2인 66.6%를 일본 정부 관련기관이 확보해 도시바 메모리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구조다.

민간 투자자인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탈은 주요 사안에 대해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는 33.4%의 의결권 지분만 손에 넣는다. 최종 투자 협상과 컨소시엄 구성 변화 등에 따라 보통주와 우선주 발행 규모 등은 바뀔 수 있으나, 이 같은 2:1 비율의 의결권 지분 배분 구조는 확정된 상태다.

우선주는 베인캐피탈이 75%를 책임지고 DBJ가 25%를 보유하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의결권이 없어 사실상 부채에 가까운 주식인 만큼 향후 도시바 메모리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투자금 회수(Exit)에 나서야 하는 FI들이 투자를 전담하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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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캐피탈은 별도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자체적으로 설립해 인수 컨소시엄 SPC의 보통주와 우선주를 취득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바로 이 베인캐피탈 SPC에 자금을 지원하는 형태로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탈 SPC가 발행하는 3000억 엔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해 도시바 메모리에 간접 투자한다. 주주가 아닌 사채권자로 자금을 대는 만큼 도시바 메모리는 물론이고 베인캐피탈이 설립하는 SPC 경영에도 법률상 참여가 불가능하다.

SK하이닉스가 이 같은 채권 투자 방식을 선택한 것은 전략적 투자자(SI)로서 인수 컨소시엄에 합류할 경우 도시바 이사회와 일본 정부의 승인 문턱을 넘기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를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원칙적으로 경영 참여나 의사결정 관여를 할 수 없지만 도시바 메모리 운영과 관련해 비토권을 쥐게 되는 베인캐피탈에 사채권자로서 조언을 제시하는 역할은 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바 메모리 인수 컨소시엄 내에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갖춘 투자자가 전무하다는 점 역시 SK하이닉스의 조언자 역할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베인캐피탈과 INCJ, DBJ 등 컨소시엄 주체들과 투자 방식을 합의해 확정된 사안이라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메모리 경영에 관여할 수 있는 지분 인수 등의 투자는 향후 컨소시엄 내 역할 분담과 인수구조 변경과 무관하게 불가능한 것으로 안다"며 "현재로선 이번 인수전에 SK하이닉스가 참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반도체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베인캐피탈 등 FI에게 조언을 제공하는 형태의 간접 영향력 행사만 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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