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커발전소'가 뜬다…투자 관심 고조 ③작은 투자규모, 용량요금 확보로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
김창경 기자공개 2017-07-11 08:36:39
[편집자주]
보험사, 은행 등을 중심으로 국내 기관의 미국 발전 시설 관련 투자 줄을 잇고 있다. 2015년 말부터 본격화된 새로운 움직임이다. 2016년 한 해에만 2조 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됐다. 지금까지는 발전소 비중이 높았지만 앞으로는 파이프라인 등 투자 대상이 확대될 전망이다. 기관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미국 발전 시장을 구체적으로 조명해볼 시점이다.
이 기사는 2017년 07월 07일 10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에너지 시장에서 '피커(Peaker)발전소'를 기초자산으로 한 선순위 대출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일반 발전소보다 작은 규모의 투자가 가능하고 용량요금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로 미국 발전소 선순위 대출채권에 투자하고 있는 국내 기관이 접근하기 적합한 자산이라는 평가다.크레디아그리콜(Credit Agricole)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 북미에서 진행된 에너지·사회간접자본(SOC) 등과 관련된 대출금 조달 건에서 엘에스 파워(LS Power)의 '헬릭스 제너레이션(Helix Generation)'과 '그리드아이언 파워 포트폴리오(Gridiron Power Potfolio)' 프로젝트가 규모 기준 각각 2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2건 모두 피커발전소와 연관된 거래였다. 특히 헬릭스 프로젝트의 경우 4개의 피커발전소를 인수하는 건으로 세계 각지에서 목표 금액의 4배에 해당하는 투자수요가 몰렸다. 피커발전소 투자는 이미 하나의 큰 흐름이다.
피커발전소는 가동시간이 적지만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발전소로 보통 천연가스나 디젤을 원료로 하는 오래된 발전소가 피커발전소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 전력 수급을 관장하는 기관(이하 전력 기관)은 전력 수요가 급증할 때를 대비해 용량요금을 주고 피커발전소를 확보해 놔야 한다. 용량요금은 설비 가동 여부와 관계없이 발전업자에 지급되는 일종의 보조금으로 설비유지 등 발전소 운영자금으로 사용된다.
전력 기관은 일반 발전소에도 용량요금을 지급하며 전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피커발전소 확보 목적과 다소 차이가 있다. 피커발전소는 뉴욕 등 전력 수요가 많은 지역에 인접해있다. 또 일반 발전소가 설비 가동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 반해 피커발전소는 가동 준비 시간이 짧다. 이상기온 등으로 실제 전력 사용량이 전력 기관의 예측에서 벗어날 경우 피커발전소가 즉시 전력을 생산해 공급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피커발전소는 일반 발전소보다 발전효율이 낮아도 용량요금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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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커발전소의 최대 장점은 적은 비용으로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발전소의 수입은 크게 전력 판매로 얻는 에너지요금, 용량요금 등으로 구분된다. 일반 발전소는 투자 규모가 크기 때문에 용량요금 외에도 에너지요금을 많이 벌어들여야 대출채권 투자자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반면 피커발전소는 에너지요금 수입이 적어도 용량요금에서 나오는 현금으로 대출채권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한 셈이다.
단적으로 미국에서는 일반 발전소보다 피커발전소 투자금 모집이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다. 신용등급을 비교해봐도 복합가스화력발전소(CCGT)보다 피커발전소가 더 높다. 선순위 대출채권 수익률에는 큰 차이가 없다. 채권형 투자 자산으로 미국 발전소를 바라보고 있는 국내 기관에 피커발전소는 매력적인 투자 자산이다.
발 빠른 국내 기관은 피커발전소 투자를 이미 시작했다. 엘에스파워의 헬릭스 프로젝트에 인수금융 투자자로 참여했다. 엘에스파워는 4개의 피커발전소를 2조 5000억 원에 인수했고 이 중 1조 9000억 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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