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기피하는 신협, 채권시장 큰손 '옛말' [은행경영분석]보유량 1조원대로 급감…'BBB+'서 'A0'로 운용기준 강화
원충희 기자공개 2017-08-29 09:38:00
이 기사는 2017년 08월 28일 16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협동조합(이하 신협)은 예·적금으로 조달한 자금 중 대출로 운용하고 남은 여윳돈을 중앙회에 예치하거나 유가증권 등으로 운용해 왔다. 특히 예수부채 금리를 감안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회사채 투자를 늘려왔다. 한때는 회사채 보유규모가 5조 원에 육박할 정도였다.하지만 최근 5년간 신협의 회사채 보유량은 연평균 10%씩 감소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전년대비 30%나 급감했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회사채 운용기준을 기존 'BBB+'이상에서 'A0'이상으로 강화한데 따른 영향이다.
2016년도 전국 904개 신협조합의 총자산은 73조 7396억 원으로 전년(65조 8201억 원)대비 12% 증가했다. 영세신협 통폐합의 영향으로 조합 수는 910개에서 904개로 줄었지만 예금과 대출의 꾸준한 성장 덕분에 자산이 부쩍 늘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077억 원, 2281억 원으로 전년(2275억 원, 2350억 원)보다 소폭 줄었다. 이자수익이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유가증권 및 대출채권 처분손실이 증가한 탓이다. 작년에는 현대상선 회사채의 출자전환에 동의하는 등 채권운용에서 일부 손실이 있었다. 올해도 대우조선 회사채 출자전환에 동의함에 따라 일부금액이 손상처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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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협은 고객 예수금의 상당부분을 대출로 운용하고 남은 자금을 중앙회에 맡기거나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있다. 시중은행 대비 수신금리가 높다보니 국공채 등 안전자산보다 수익률이 높은 회사채 보유량을 늘려왔다. 지난 2010년에는 유가증권 5조 5205억 원 가운데 회사채가 4조 8484억 원으로 88%를 차지했다.
회사채 투자가 줄기 시작한 것은 2010년 회사채 운용한도를 여유자금의 60%내로 제한하는 등 규제가 강화되면서 부터다. 연평균 10%대 감소율로 완만한 하강곡선을 그었으나 지난해의 경우 회사채 보유량이 1조 4665억 원을 기록, 전년(2조 1031억 원)대비 감소율이 30%를 넘을 정도로 가팔랐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자산건전성 제고 차원에서 작년에 회사채 투자기준을 강화한 게 보유량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며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로 회사채 시장이 좋지 않았던 것도 일부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협은 지난해 회사채 운용기준을 기존 BBB+ 등급 이상에서 A0 등급 이상으로 상향했다. 이전에는 신용등급 A- 이상 회사채의 경우 운용한도가 여유자금의 60% 이내, 신용등급 BBB+ 회사채는 자기자본의 100%와 여유자금의 20% 가운데 큰 금액 내로 투자가 가능했다. 그러다보니 저금리 장기화로 수익내기 어려웠던 일부 신협이 BBB+급, A-급 회사채에 손을 대는 경우가 빈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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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A0급 이하 회사채는 조선·해운·건설·항공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로 인해 신협 등 상호금융권이 손실을 본 것도 이런 운용성향에 기인했다. 회사채 투자기준 상향은 좀 더 우량채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신협 관계자는 "최근 5년간 건전성 지표가 좋아졌는데 그 요인 중 하나로 '총자산 대비 회사채비중 감소'가 꼽히고 있다"며 "중앙회 차원에서 전국 신협들에게 회사채 투자리스크 관리 강화를 적극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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