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9월 07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복합점포에서 근무하는 증권사 프라이빗 뱅커(PB)의 경쟁력은 결국 주식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에서 나온다. 은행을 통해 소개받는 고객의 경우 향후 센터를 옮길 때 이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증권사 고객 기반을 넓히는 데에는 주식만한 자산이 없다."

은행과 증권사 등을 한데 모아 영업을 하는 복합점포가 점차 확대되면서 증권사 PB들의 생존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지주 차원에서 은행과 증권사 자산관리(WM) 부문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매트릭스 조직을 가장 먼저 도입한 신한금융지주나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매트릭스 조직을 신설한 KB금융지주의 경우 가장 효과적으로 복합점포의 시너지를 내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신한금융지주는 은행·증권 복합점포인 PWM센터를 27개 열었으며 KB금융지주는 골드앤와이즈(Gold&Wise) PB센터를 39개까지 확대했다. KB금융지주의 경우 연내 복합점포의 수를 50개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복합점포를 통해 고객기반이 약한 증권사는 은행의 두터운 고객층을 활용해 자산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은행의 경우 증권사의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증권사 PB 대부분은 은행의 고객 기반을 활용하는 데에서 만족하면 안 되고 증권사 고유의 장점을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신한과 KB금융지주 모두 은행 고객 자산이 증권사로 넘어올 때 더블 카운팅이 되고 있지만 정작 센터를 옮길 때에는 관리하던 자산을 가져갈 수 없다.

특히 KB금융지주 내에서는 은행·증권사 간 소개자산에 대해 영구적으로 더블카운팅을 해주겠다고 하지만 PB들 사이에서는 향후 평가체계가 바뀔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올 하반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거취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 이 때문에 은행에서 넘어오는 다수의 소개자산이 만기가 짧고 금리가 예금보다 높은 전자단기사채에 투자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자체적인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증권사 PB들 사이에서 확대되고 있다. 증권사 내에서도 최상위권에 위치한 PB들일수록 주식 비중과 금융상품의 비중을 균형있게 가져가고 있다. 금융상품은 은행 고객의 구미가 맞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추천하는 반면 주식에 있어서 만큼은 기업탐방을 다니는 등 전문성을 키우는 PB들이 늘고 있다.

KB증권 PB팀장은 "은행에서 소개받은 고객이라도 주식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투자 수익률을 높여 나가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고객 중에서는 40대 초중반의 개인사업을 하는 남성 고객이 많다. 이들 고객들은 주로 자산운용사에 있다가 투자자문사나 유사투자자문사(부띠끄)를 차려서 활동하고 있어 주식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뿐 아니라 기업탐방에 대한 니즈가 있어 PB들을 찾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었다.

신한금융투자에서 활동하고 있는 PB팀장 역시 "PB센터 내에서 상담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주로 기업탐방을 한다"며 "회사를 잘 알아야 확신을 가지고 고객들에게 추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 고객 자산이 넘어와도 센터를 옮길 때 가져갈 수 있는 자산이 아니어서 내 고객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그 무기가 될 수 있는 게 바로 주식"이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신한금융투자 PB팀장은 "은행에서 자산을 넘겨주기만 기다리다 보면 PB 자체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금융상품 비중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일정 부분 가져가는 게 PB 개인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