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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한진해운 직원 품에 안은 현대상선 [thebell note]

고설봉 기자공개 2017-09-20 08:17:37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9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 파산은 국내 산업 전반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수출기업들의 해상운임 상승과 선복 부족으로 가격 및 납기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외국적 선사를 이용하는 수출화주가 크게 늘고 있어 국적선사 육성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심심찮게 제기됐다.

대형화된 글로벌 선사들에 비해 선복량이 뒤쳐지고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해 국적 선사들의 존립이 위태하다는 말들이 많았다. 텃밭인 인트라아시아 시장에서도 점점 국적선사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는 한국해운연합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한진해운 파산으로 인해 직원들이 겪는 고통을 눈여겨본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고 삶의 터전에서 내몰린 수 많은 옛 한진해운 직원들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은 드물었다.

이런 가운데 현대상선은 아주 조용히 옛 한진해운 직원들을 품고 있다. 현대상선은 올 1월 옛 한진해운 직원들만을 대상으로 경력직 직원 채용을 실시했다. 올 6월에도 경력 직원 채용을 진행해 옛 한진해운에서 일하던 직원들을 데려왔다. 국내는 물론 해외 영업소에서도 현지 채용방식으로 옛 한진해운 직원들을 품었다. 옛 한진해운 직원 200여명은 이제 현대상선에서 새 삶을 꾸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있다. 유 사장은 1986년 현대상선 입사 뒤 약 49년 간 해운업에 종사해 오고 있다. 지난해 벼랑 끝에 몰린 현대상선을 재건할 적임자로 지목되며 현대상선의 방향키를 잡았다. 유 사장은 위태로운 경영상황에서도 일자리를 잀은 옛 한진해운 직원들을 대거 채용하며 해운업계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는 올해 들어 선복량 40만 TEU 규모의 현대상선을 중장기적으로 100만 TEU급 선사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옛 한진해운이 보유했던 60만 TEU 선복량을 회복해 수출 한국의 발 노릇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며 옛 한진해운의 빈 자리를 메운 것처럼 유창근 사장이 이끄는 현대상선이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옛 한진해운의 공백을 메울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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