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출연 16억 주식, 30년 지나자 2400억 [한국의100대 공익재단-귀뚜라미그룹]①최진민 회장 사재 털어 재단 설립…계열사 기부금도 꾸준
서은내 기자공개 2017-12-18 08:02:26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4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62년 설립된 귀뚜라미 그룹은 업력이 긴 만큼 공익재단의 역사도 깊다. 30년 넘는 기간동안 문화재단과 복지재단을 두 축으로 장학·학술지원 사업, 사회복지시설 지원, 주부·청년 봉사단 활동 등으로 맥을 이어왔다.귀뚜라미 공익사업은 귀뚜라미보일러(옛 신생보일러)를 창업한 지 23년째 되던 해인 1985년 최진민 귀뚜라미그룹 회장(사진)이 현금 250억 원과 계열사 주식 등 사재를 털어 만든 귀뚜라미 문화재단이 효시다. 재단 활동이 확대되면서 2003년 추가로 귀뚜라미 복지재단도 설립됐다. 최 회장은 이때 토지 157억 원, 건물 16억 원을 재단에 출연했으며 귀뚜라미보일러를 포함해 각 계열사 6곳도 현금 약 39억 원을 출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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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단이 설립 때 출연받았던 장부가 16억 원 상당의 계열사 주식만 해도 평가액이 2400억 원에 달한다. 이들 계열사는 모두 비상장사이므로 개정된 상증세법상 비상장주식 가치 평가를 적용해 산정한 결과다.
30년 전 문화재단은 ㈜귀뚜라미, ㈜귀뚜라미홈시스 ㈜귀뚜라미정밀공업(현 나노켐) 주식을 출연받았다. 이들 계열사는 지난해 말 각각 순자산 규모가 각각 9172억 원, 2944억 원 2233억 원이다. 상증세법상 시가평가는 순자산가치의 80%가 하한선이다. 여기에 재단이 보유한 회사 지분율을 고려하면 각각 1472억 원, 503억 원, 417억 원씩 총 2400억 원으로 계산된다. 여기다 복지재단이 들고 있는 소량의 계열사 지분, 부동산 가치를 더하면 2800억 원은 쉽게 넘을 수 있다.
매년 꾸준히 창출되는 이자수익, 임대수익이 재단 운영에 한몫하고 있다.그룹 계열사들은 꾸준히 기부금도 출연하고 있다 .
복지재단은 총자산에서 토지와 건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다. 재단의 수입 대부분은 부동산 임대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복지재단은 임대수입으로 12억 원을 기록했으며 2015년에도 비슷한 액수로 임대수입을 얻었다.
그룹 계열사들의 기부금이 모이는 곳은 문화재단이다. 귀뚜라미 문화재단은 지난해 계열사로부터 받은 기부금 8억 원을 수익으로 잡았다. 2015년에는 기부금 수익이 10억 원이다. 또 지난해 보유주식 등을 통한 이자수익은 4억 원이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1990년대 초까지는 재단을 설립할 때 주로 계열사 주식으로 출연해왔으며 이후로는 매년 계열사들이 주로 현금으로 기부금을 출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귀뚜라미재단은 다양한 공익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문화재단은 청소년들의 장학금 지원 사업을 비롯해 학술연구사업, 교육기관 지원사업을 맡고 있다. 현재까지 4만6500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장학사업에 9억 원, 학술지원사업에 4억 원, 사회복지사업에 1억 원 가량을 썼다.
공익사업의 또다른 축을 담당하는 복지재단은 귀뚜라미그룹 직원들이나 가족으로 구성된 봉사단이 활동 중이다. 복지시설 혹은 생활이 어려운 계층에 시설난방을 지원하는 등의 사업이 핵심이다. 지난해 사회복지지원에 3억 원, 관련 관리비용으로 1억 원 가량을 썼다.
최 회장은 각 재단의 이사진으로 이름이 올라 있다. 다만 재단의 실질적인 운영은 각각 김충현 문화재단 이사장, 김미혜 복지재단 이사장이 맡고 있다. 문화재단의 경우 지난 10년간 이기준 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이사장직을 수행해오다 올해 여든을 맞으면서 김충현 이사장에게 자리를 넘겼다. 김미혜 이사장은 최 회장의 부인이며 2003년 재단 설립 때부터 계속 이사장직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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