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광주택, 계열사 자금줄…'고금리' 돈놀이 [부영의 고속성장과 그늘]㈜부영, 빚내서 배당 재원 마련…이중근 회장, 5년간 725억 챙겨
이명관 기자공개 2018-02-27 08:22:10
[편집자주]
35년 만에 재계순위 20위권에 진입한 부영의 고속성장은 드라마틱하다. 남들이 거들떠도 보지 않은 주택임대업에 진출해 자산 21조 원 규모의 회사로 키워냈다. IMF와 글로벌 경제위기로 유수의 건설사들이 추락하는 와중에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자랑했다. 주택임대업의 특성상 외풍은 피할 수 없었다. 수 조원에 달하는 정부기금 지원과 택지 배정 등으로 특혜시비가 끊이지 않았고 결국 이중근 회장의 구속으로 이어졌다. 부영의 성장 스토리와 사업 구조, 지배 구조, 후계 구도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2월 13일 11: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영그룹은 계열사 간 금전거래가 빈번하다. 그룹의 주된 돈줄은 동광주택이다. 동광주택의 주요 차입처는 지주회사인 ㈜부영을 비롯해 부영주택, 부영CC 등이다. 그렇다고 외부에서 끌어쓰는 차입금보다 이율이 낮은 편도 아니다. 이를 두고 계열사에 대한 부당 지원에 대한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계열사 자금줄 '동광주택', 고금리 대여 이자수익도 '짭짤'
동광주택은 2009년 12월 동광주택산업에서 분할해 설립됐다. 설립 당시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64억 원이었다. 대부분 임대사업에 필요한 토지 매입을 위해 쌓아둔 자금이었지만, 정작 그룹의 돈줄 역할을 하는 데 활용됐다.
동광주택이 계열사에 자금을 빌려주기 시작한 시점은 2010년 11월이다. 그룹 계열사인 부영엔터테인먼트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어려움을 겪자 5억 원을 빌려줬다. 이듬해인 2011년 동일한 조건으로 15억 원을 추가로 빌려줬다.
부영엔터테인먼트를 대상으로 시작된 동광주택의 계열사 자금 지원은 계열 핵심인 부영주택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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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동광주택이 부영주택에게 빌려준 자금 규모는 1000억 원이다. 이듬해에는 6차례에 걸쳐 총 2600억 원을 빌려줬다. 이는 2012년 동광주택 총 대여금의 91%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후로도 동광주택은 매년 부영주택에 대규모 자금 지원을 이어갔다. 2013년 680억 원, 2014년 140억 원, 2015년 2650억 원, 2016년 1467억 원 등이다. 지난해에도 1200억 원을 빌려줬다. 지난해까지 부영주택에 빌려준 자금은 총 8270억 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동광주택이 부영주택에 빌려준 잔액은 3645억 원이다.
부영주택의 급성장엔 동광주택의 자금지원이 있었던 셈이다. 부영주택은 지난해 시공능력 평가순위에서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1년 대비 63계단이나 상승했다.
부영주택 외에 ㈜부영, 부영CC, 동광주택산업 등 그룹 계열사들도 지난 수년 동안 동광주택을 대출처로 활용해왔다. 동광주택이 계열사를 대상으로 빌려준 자금은 2011년 1054억 원, 2012년 2907억 원, 2013년 832억 원 등 매년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달했다. 계열사 대여금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15년으로 5074억 원이었다.
동광주택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계열사를 대상으로 빌려준 자금 총액은 1조 4328억 원이다. 이중 대여금 액수가 가장 많았던 부영주택의 비중은 약 65%다.
주목할 점은 부영 계열사들이 외부 금융기관에서 차입하는 것보다 동광주택에서 차입할 때 이자율이 더 높다는 점이다. 금융권에서 빌린 일반대출 금리는 장·단기 포함 3~4%대였지만 동광주택은 계열사를 상대로 4.6%~5.5% 수준으로 자금을 대출했다.
이를 통해 동광주택은 꾸준히 이자수익을 거둬들였다. 특히 계열사 대여금이 증가하면서 덩달아 이자수익도 증가했다. 2011년 45억 원이던 이자수익은 2012년 100억 원을 넘어섰다. 2014년 206억 원에 이어 2016년에는 249억 원을 기록했다.
동광주택은 고금리 이자 덕분에 실적 부침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동광주택은 2010년 이후 2012년과 2013년, 2016년을 제외하곤 모두 영업적자를 냈다. 누적 적자만 1145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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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 계열사서 빚내서 배당?
동광주택 발 계열사 누적 대여금이 1조 5000억 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해당 자금은 대부분이 운영자금과 토지매입에 사용됐다. 다만 ㈜부영은 예외적으로 계열사 차입금을 배당 재원으로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영은 실질적인 수익원이 없는 실정이다. 매출액 대부분이 2009년 물적분할로 떼어낸 부영주택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분법이익이다. 지분법이익은 현금 유입이 없고, 장부상에만 잡힌다.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는 수익원은 임대수익과 상표권 수익 정도가 있다. 연간 50억 원대 규모다. 영업비용 등을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자금이다. 그렇다고 보유 현금성 자산이 많은 것도 아니다. 2016년 말 ㈜부영의 현금성 자산은 59억 원이다.
이렇다 보니 ㈜부영은 계열사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부영의 단기차입금은 전부 계열사 차입금이다. 주된 대출처는 부영주택과 동광주택이다. 부영주택과 동광주택에게 빌린 대금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859억 원과 790억 원이다.
㈜부영은 실질적인 현금 유입이 부족해지자 차입을 통해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배당금 지급 시가와도 맞아떨어진다. 배당 실행을 전후해 외부 차입이 잇따랐다. 지난해에도 차입금은 4월에 집중됐다. 4월 부영주택과 동광주택에게 빌린 돈은 820억 원 가량이다.
최근 5년간 ㈜부영이 지급한 배당금은 773억 원이다. 배당금은 ㈜부영의 최대주주인 이 회장이 대부분 수령했다. 이 회장이 받은 배당금은 725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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