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6월 14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총자산 740조원을 웃도는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의 계열간 상표권 사용금액이 9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케이터링업체 삼성웰스토리가 삼성 전체 브랜드 로열티의 절반 이상을 삼성물산에 지급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은 지주회사 체제가 아니어서 주요 계열사들이 브랜드를 공동 관리하고 있다. 삼성의 모태라 할 수 있는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생명 등이 상표권을 지급받는다. 상표공동소유 권리를 갖고 있는 이들 13곳이 8곳의 계열사들로부터 정해진 요율에 따라 브랜드료를 수취한다.

삼성 계열사간 상표사용요율은 0.5%로 다른 대기업 사례에 비해 다소 높다. 하지만 삼성 브랜드를 활용한 매출에 대해서만 사용료를 부과하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오고가는 브랜드 사용료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계열간 90억8800만원의 상표권 사용 대금을 주고 받았다.

삼성물산은 사실상 삼성의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을 뿐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에 해당되지 않는다. 따라서 어느 한곳이 일괄적으로 '삼성'이라는 브랜드의 사용 권한을 독점하지 않는다. 대신 브랜드 구축에 기여한 회사 13곳을 선정해 상표의 공동소유권을 부여한 상태다.

상표 소유권을 보유한 회사는 삼성물산을 비롯해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S 등 전자 계열사 5곳과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금융 계열사 4곳이며, 나머지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삼성라이온즈 등이다.

이들은 삼성메디슨, 삼성웰스토리, 에스원, 호텔신라, 삼성선물, 삼성자산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삼성헤지자산운용 등 8곳의 회사로부터 매년 일정 요율로 로열티를 지급받는다. 금액은 적게는 100만원에서부터 많게는 50억원 안팎이다.

브랜드 사용료를 아예 내지 않는 계열사도 있다. 상표공동소유권을 갖고 있는 곳의 자회사이거나 비영리 회사들은 브랜드 사용료 부과 대상이 아니다. 삼성전자서비스 등 삼성전자의 서비스 자회사나 보험, 카드 대리점 및 수원삼성축구단, 삼성경제연구소,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16곳이다.

삼성 계열사의 상표권 사용료 산정방식은 관련 매출액에 0.5%를 곱한 뒤 상표공동소유권 회사간 분배 기준율을 다시 곱해 결정된다. 관련 매출이란 사용료를 지급해야 하는 회사가 수취하는 회사와 연관된 매출을 일으키는 경우에 한정된다.

예를들어 물리보안회사인 에스원이 사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브랜드를 이용해 매출을 발생시켰다면 그 금액에 0.5%를 적용한다. 다만 삼성의 브랜드를 이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매출을 일으킨 경우에 대해선 브랜드 로열티를 내지 않는다. 에스원이 브랜드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약속된 계열사들의 전체 매출 비율에 따라 차등 분배한 요율을 다시 곱해 최종 상표권 사용금액이 결정되는 방식이다.

지난해 삼성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상표권 사용료를 낸 곳은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 삼성웰스토리였다. 삼성웰스토리는 삼성물산에 56억5400만원의 상표권 사용료를 지급했다. 이는 삼성의 전체 브랜드 로열티의 62%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매출 1조7323억원에 영업이익 115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웰스토리의 브랜드 사용료를 토대로 역산해보면 지난해 매출 가운데 약 65% 가량을 삼성 브랜드를 활용한 매출로 인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웰스토리의 매출 전체에 0.5%의 브랜드 요율을 적용하면 86억원에 달하는 규모가 되지만 실제 지급한 브랜드 사용료는 이에 못미쳤다.

삼성웰스토리는 과거 케이터링과 식자재 유통을 담당했던 에버랜드의 사업부였다가 지난 2013년 물적분할을 통해 분사됐다. 삼성물산의 자회사인데다 식자재 유통의 특성상 삼성 브랜드와 관련한 매출 비중이 높다보니 상표권 사용료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삼성라이온즈는 상표 소유권 보유중이나 수취액이 없어 제외(출처: 금융감독원 공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