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9월 13일 07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가연계신탁(ELT)은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시중 은행의 효자 상품이었다. 주가연계증권(ELS·ELB 포함)은 올 상반기 48조 944억원 발행돼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중 60%가 은행 신탁에 편입돼 판매된 것으로 추산된다. 증시 변동성 확대로 구조화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덕분에 은행들은 쏠쏠한 수수료수익을 챙길 수 있었다.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시중은행의 ELT 판매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ELS 월 발행량은 지난 7월 5조 2192억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달 4조 3798억원까지 줄었다. 상반기 월 발행량 평균이 8조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이 된 것이다. 올들어 늘어난 홍콩H지수 기초 ELS가 조기상환에 실패하면서 신규 발행이 급감한 게 타격이었다.
주력 상품 판매가 주춤하자 대다수 은행 파생상품 담당자들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지만 KEB하나은행은 느긋한 표정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와 올해 ELT 판매량을 예년 수준으로 유지했다. 같은 기간 판매에 박차를 가하던 다른 은행들과 대비되는 행보다. 연초 무리하게 판매를 늘리지 않은 덕분에 조기상환이 지연된 물량도 적은 편이다.
KEB하나은행은 파생상품 라인업을 늘리는 데 여력을 쏟았다. '영국 파운드화 스왑금리 파생결합증권(DLS)'이 대표적인 상품으로 꼽힌다. 이 상품은 국채 금리와 유사하게 움직이는 이자율 스왑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이자율 스왑금리가 50%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연 3% 수익을 낼 수 있어 금리인상기에 적합한 상품이라는 평이다. 이 상품은 지난해 1조원 가까이 판매된 데 이어 올해 판매고 6800억원을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담당 운용역이 상반기 보수로 22억원을 받아 화제가 됐던 'TRUE 코스피 양매도 5% OTM ETN'도 KEB하나은행이 발굴해 판매한 상품이다. 양매도ETN은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도해 코스피200이 일정 구간 내에 있으면 프리미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자 ELS 조기상환이 지연될 수 있다고 보고 매월 옵션 만기일이 갱신되는 양매도ETN 분산 투자를 유도했다. 이 전략은 적중했고 양매도ETN 판매량은 6000억원을 넘어섰다.
KEB하나은행이 다양한 파생상품을 팔 수 있었던 요인으로 프라이빗 뱅커(PB)들의 뛰어난 역량이 꼽힌다. KEB하나은행은 파생상품의 70% 이상을 일반 영업점이 아닌 PB센터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구조화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PB가 많아 시의적절한 상품 판매가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신탁부 내에 신설된 구조화상품팀이 ELT 의존도를 낮추고 분산 투자를 강조한 것도 라인업을 늘리는 데 한몫했다.
지난 1분기 발행된 ELS의 두번째 조기상환 평가일이 도래하는 내년 1분기까지 ELT 판매가 늘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수 은행이 대안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KEB하나은행은 한발 앞서 차별화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이 앞으로도 시장 흐름에 맞는 파생상품을 발굴할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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