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화학BU,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 다수 [이사회 분석]'핵심' 롯데케미칼, 5명 중 4명이 관료 출신
박기수 기자공개 2018-09-17 08:33:46
[편집자주]
지배구조 개선이 재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사회 중심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고,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천명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기업 경영에 관한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는 만큼 이사회는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더벨은 변곡점을 맞고 있는 주요 기업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3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화학 BU의 중심 롯데케미칼에 관료 출신 사외이사가 다수 분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총 5명의 사외이사 중 4명이 권력기관 출신이다. 주요 계열사인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첨단소재 역시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가 한 명씩 포진된 것으로 나타났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그룹 대기업 기업집단 현황 공시에 따르면 사외이사를 갖추고 있는 롯데그룹의 국내 화학 BU 소속사는 총 네 곳(△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첨단소재 △롯데알미늄)이다.
네 곳 중 상장사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이다. 롯데첨단소재와 롯데알미늄은 비상장사이지만 사외이사를 보유하고 있다. 상법에 따르면 자산총액 1000억원 이상의 상장사의 경우 전체 이사진의 25%를, 2조원 이상의 경우 이사진의 절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해야 한다. 비상장사의 경우 사외이사를 의무적으로 선임하지 않아도 된다.
롯데그룹 화학 BU 소속사는 총 9개사(△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첨단소재 △롯데알미늄 △롯데엠시시 △롯데 베르살리스 엘라스토머스(LVE) △롯데비피화학 △롯데케미칼 타이탄 △LC USA)로 구성된다. 이중 지분 관계상 롯데그룹으로 분류되는 국내 회사는 총 6개사(△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첨단소재 △롯데알미늄 △롯데엠시시 △롯데LVE)다. 비상장사인 롯데엠시시와 롯데LVE는 사외이사를 따로 보유하지 않고 있다.
|
눈여겨볼 점은 화학BU의 '핵심' 롯데케미칼의 사외이사 구성이다. 총 5명(△김윤하 △김철수 △박경희 △박용석 △조석) 중 4명(△김윤하 △김철수 △박용석 △조석)이 권력기관 출신이다.
출신 소속도 다양하다. 김윤하 사외이사는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지원실 대부업 팀장과 일반은행검사국 국장 출신이다. 김철수 사외이사는 부산세관 관장과 관세청 차장 출신이다.
김윤하·김철수 사외이사의 선임 시기였던 2016년 당시 국민연금은 공직자윤리위원회 사전승인 미취득을 이유로 두 사외이사의 선임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공직자윤리법은 퇴직 전 5년간 소속됐던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기업체에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당시 두 후보의 주요경력이 롯데케미칼의 사외이사직을 수행하면서 독립성과 투명성이 확보되기 힘든 요소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3월 롯데케미칼의 주주총회에서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김윤하·김철수 사외이사의 연임 건에 반대 권고를 내렸다. 뇌물죄로 실형 선고된 신동빈 회장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 이사 임무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었다.
박용석·조석 사외이사는 각각 현재 현대산업개발과 SK루브리컨츠의 사외이사를 겸하고 있다. 2011년 28년간의 검사 생활을 마감한 박용석 사외이사는 대검찰청 차장 출신으로 법조계 인물이다.
박용석 사외이사는 서울지검 북부지청 검사로 법조계에 발을 들인 이후 대검 검찰연구관, 대검 중수2과장, 서울지검 특수2부장, 대검 중수부장, 법무연수원장 등 요직을 거친 특수통으로 불린다. 대검 중수부장 시절 '세종증권·휴켐스 인수 비리' 수사를 지휘해 노건평(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씨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등을 구속했던 전례가 있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25회)로 관직에 입문한 조석 사외이사는 산업자원부 에너지정책기획관,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등을 거쳐 지식경제부 제2차관을 역임했다.
|
주요 계열사인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첨단소재는 사외이사 2명 중 한 명꼴로 관료 출신이다. 롯데정밀화학은 올해 우태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비상장사인 롯데첨단소재는 방위사업청 본부장 출신인 박신규 사외이사를 올해 선임했다. 나머지 한자리에는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김인철 총장이 선임됐다.
롯데첨단소재와 마찬가지로 비상장사인 롯데알미늄은 유일하게 관료 출신 사외이사가 없다. 2016년에 선임된 김동원·홍상표 사외이사는 각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와 청주대 사회과학대학 초빙교수 출신이다.
한 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사외이사의 가장 큰 요건이 전문성을 비롯한 독립성·투명성인 점을 고려했을 때 권력 기관 출신들로 이루어진 사외이사진은 경영진 견제보다는 '방패막이'나 '얼굴마담'으로 이용되는 게 아니냐는 시선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기업집단 톺아보기]'적자 늪' 빠진 대한유화, 불황기 현금흐름 관리법은
- [유동성 풍향계]10조 또 푸는 삼성전자, 3년전 특별 배당과 비교하면
- [유동성 풍향계]사업은 잘되는데…경영권 분쟁에 현금 마른 고려아연
- [LG의 CFO]여명희 전무, 36년 LG유플러스 '한 우물'
- [LG의 CFO]이노텍 LED 역사의 '산 증인' 김창태 LG전자 부사장
- [기업집단 톺아보기]대한유화, 'KPIC코포'의 옥상옥은 어떻게 탄생했나
- [비용 모니터]K-배터리 감가상각 역습, 캐즘과 맞물린 과투자 상흔
- [유동성 풍향계]LG그룹, 작년보다 현금흐름 일제히 악화…투자도 위축
- [IR 리뷰]LG엔솔·전자, 돋보이는 IR의 '디테일'…주주 소통 '진심'
- [2024 이사회 평가]롯데정밀화학 이사회, 100점 만점에 '7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