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홀딩스, 오너家 이사회 해체…김윤 1人 체제로 [Holdings & Company]②오너 3세 김원·김량 '삼양사'로, 책임 경영 강화 포석
박창현 기자공개 2018-04-20 13:04:00
[편집자주]
지주사 전환은 오너일가 지배력 강화를 위한 히든카드다. 추가 자금 없이 수직적 지배구조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주사는 지배구조의 핵인 동시에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이다. 기업 분류의 한 카테고리를 차지한지 오래다. 한국 재계에 지주사 시스템이 뿌리내린지 15년이 지났다. 그룹 지배구조의 상징이 된 지주사들의 수익구조와 지배구조, 맨파워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7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홀딩스는 소유와 경영이 일원화된 그룹 지주사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기업이었다. 삼양그룹은 2011년 들어 핵심 자회사인 삼양사를 지주사인 '삼양홀딩스'와 사업회사 '삼양사'로 분할하는 방식으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됐다.이후 지주사 요건 충족을 위해 삼양홀딩스와 삼양사 간 주식 맞교환 절차가 진행되면서 오너일가의 그룹 지배력이 한층 강화됐다. 실제 분할 직후 37.2% 수준이었던 오너일가의 삼양홀딩스 지분율은 주식 맞교환 이후 48.25%까지 높아졌다. 오너십 경영을 위한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오너일가가 삼양홀딩스 경영도 책임졌다. 지주사만 장악하면 전체 그룹을 단숨에 지배할 수 있는 소유·경영 체제가 구축됐기 때문이다. 실제 삼양홀딩스는 삼양사와 삼양엔텍, 삼양제넥스, 삼양바이오팜, 삼남석유화학, 삼양화성 등 주요 계열사를 총괄 지배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
자연스럽게 핵심 오너 일가들이 삼양홀딩스 이사회를 차지했다. 삼양그룹은 김연수 창업주의 두 아들인 고 김상홍 회장과 김상하 회장이 연이어 경영을 책임졌다. 현재는 김윤 회장(사진)과 김량 부회장(사진), 김원 부회장(사진), 김정 부회장 등 3세들이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김윤 회장과 김량 부회장은 고 김상홍 회장의 자녀들이고, 김원 부회장과 김정 부회장은 김상하 회장 아들들이다.
2011년 삼양홀딩스가 출범함과 동시에 이사회 사내 등기이사 세 자리는 모두 오너 3세들의 차지였다. 김윤 회장과 김량 부회장, 김원 부회장이 그 주인공들이다. 오너일가 중심의 이사회 체제는 지난해까지 7년간 유지됐다. 심지어 대표이사 자리도 3명이 나눠가졌다. 지주사를 중심으로 소유와 그룹 경영이 완벽하게 일치되는 오너십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김윤 회장은 집안 장손으로 오너 3세들 가운데 가장 먼저 회장직을 달았다. 외부 활동도 활발하다. 현재 김윤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과 한일경제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김원 부회장은 1988년 삼양사에 입사해 2000년 대표이사 부사장, 2001년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1년부터 삼양홀딩스 부회장을 맡고 있다.
김량 부회장은 1986년 경방에서 첫 둥지를 틀었고, 2002년 그룹으로 복귀해 삼양제넥스 대표이사 사장, 삼양사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김원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2011년부터 삼양홀딩스 부회장을 맡고 있다. 또 다른 오너 3세인 김정 부회장도 2016년 삼양홀딩스 경영진으로 합류했다. 4명의 사촌 경영 주축들이 모두 삼양홀딩스로 집결한 셈이다.
하지만 올해 초 3인 이사회 체제도 해체됐다. 김윤 회장만 기존 자리를 유지하고, 김량 부회장과 김원 부회장은 삼양사로 자리를 옮겼다. 삼양사가 실적 부진에 빠지자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7년만에 자리 바꿈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삼양사는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긴순이익이 각각 37.7%, 51.2%씩 줄었다. 지주사 전환 후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작년이 처음이었다.
김정 부회장은 삼양패키징으로 이동했다. 3세 후계자들이 지주사에 한데 모여있다가 장손만 남고 모두 뿔뿔이 흩어진 형국이다. 지주사에 집중돼 있던 오너십을 분산해 관리 강도를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오너 3세들이 빠진 사내 등기이사 자리는 재무·기획통이 채웠다. 삼양홀딩스는 올 초 정기 주주총회에서 윤재엽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윤 부사장은 1984년 삼양사에 입사해 삼양사 재경실장, 삼양홀딩스 운영그룹장을 거쳐 현재 삼양홀딩스 MSC(Management Service Center) 장으로 재직 중이다. 윤 부사장은 향후 홀로 남은 김윤 회장을 도와 지주사 경영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삼양홀딩스 관계자는 "지주사에서 집단 경영을 하던 오너 3세들이 올 초 삼양사와 삼양패키징 등 계열사로 이동했다"며 "그룹 실적이 악화되자현장 책임 경영 강화 차원에서 인사 조치가 내려졌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