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0월 18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추석을 전후해 코스닥시장에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당한 11개 기업을 둘러싼 논란이다. 상장사와 회계법인, 한국거래소 모두 강대강으로 맞섰다. 법원과 국회에서 2라운드가 진행 중이다.억울하지 않은 쪽은 없다. 상장사들은 작년과 달리 엄격해진 규정에 주식이 휴짓조각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회계법인의 고액 및 부실 감사도 주장했다. 회계법인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감사인에 대한 법적 책임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이 제출한 자료도 감사 과정에서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 역시 충분한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고 했다. 투자자 보호에 예외를 둘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상장폐지가 결정된 회사에 투자한 주주들은 결국 길거리로 몰려나왔다. 주주들도 답답함을 호소했다. 상장폐지가 결정되기 전까지 회사와 한국거래소 모두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주주들은 올 3월부터 주식 거래를 할 수 없었다. 6개월 가까이 '눈뜬장님'이었던 주주들은 이렇다 할 해명도 듣지 못하고 주식을 헐값에 처분해야 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했던 한 주주는 "투자는 내 책임이지만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누구도 설명 한마디 없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법원이 11개 가운데 4개 상장사의 상장폐지 절차를 중단시키며 혼란은 극대화됐다. 법원은 회계법인의 감사 과정 중 '중대한 오류' 가능성,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에 대한 권한 남용 등을 다툴 여지가 있다고 봤다.
이 같은 혼란은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이에 발맞춰 외부 회계법인 잣대는 엄격해지고 있다. 반면 기업들은 이를 따라가는 데 급급하며 주주들은 부족한 투자 정보 속 '깜깜이' 투자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
코스닥시장의 본질을 다시 고민해볼 때다. 기업은 코스닥시장을 통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투자자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회사에 투자해 수익 또는 자금 회수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선순환을 위해선 기업의 자율적이고 투명한 정보공개가 우선돼야 한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옥석을 가릴 수 있다. 부실한 기업이 퇴출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금융당국이 규제가 아닌 기업의 정보공개 유도에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다. 코스닥시장이 상폐 혼란을 반복하지 않고 일부의 투기장으로 변질되는 길을 막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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