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적자' 데코앤이, 전방위 M&A 묘수 'CB 상계' 4개사 인수, CB로 인수금 대납…공동투자·대형화 포석
박창현 기자공개 2018-10-22 08:22:40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9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데코앤이가 인수합병(M&A)을 연이어 성사시키면서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스타캠프202'가 최근 경영권을 손에 넣으면서 기업 전략 또한 180도 달라진 양산이다. 최근 3년간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데코앤이는 전환사채(CB)를 투자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인수 대금을 자사 CB로 대납해 자금 유출을 최소화시키는 전략이다.결과적으로 매각자 측은 모두 데코앤이 투자자가 된다. 매매 대금 대신 데코앤이 CB를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당장 현금을 손에 쥘 수는 없지만 엔터테인먼트 폴트폴리오 다변화와 기업 대형화를 통해 추가적인 자본 이익을 얻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의류 제조업체인 데코앤이는 최근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기존 1대주주였던 키위미디어그룹이 올해 6월 경영권 지분 5%를 스타캠프202에 넘기면서 자연스럽게 손바뀜이 일어났다. 스타캠프202는 씨그널 엔터테인먼트그룹사로 배우 정유미, 윤세아, 신다은, 나영희, 이아현 등이 소속돼있다. 최대주주는 제이케이이홀딩스(100%)이며 , 임정은 대표가 경영을 이끌고 있다.
스타캠프202는 경영권 인수와 동시에 의류업 중심의 데코앤이 사업구조 재편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M&A를 단행, 엔터테인먼트 사업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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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최대주주가 바뀌고 일주일 만인 지난 7월 4일, 데코앤이는 '김종학프로덕션'으로부터 매니지먼트기업 '에이나인미디어' 주식 100%를 취득했다. 취득 대금은 60억원이었다. 에이나인미디어에는 개그맨 김신영과 조세호, 남희석, 남창희, 이용진, 양세찬 등이 소속돼 있으며 언프리티랩스타와 어서옵Show, 개밥 주는 남자, 배틀트립 등의 예능 프로그램도 제작하고 있다.
이어 같은 달 25일에는 '비트로'와 '드림티엔터테인먼트', '더스타아시아' 등 콘텐츠 기업 3곳을 동시에 사들였다. 매각자는 에스디피코리아 한 곳이다. 전체 거래 규모는 74억원 수준이었다.
데코앤이는 여성복 'DECO'를 중심으로 ANA CAPRI, DIA, 96NY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자회사 엘앤컴퍼니와 에이엠스튜디오를 통해 콘텐츠 제작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영위하고는 있지만 사업실적은 의류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실제 올해도 해당 사업 영역에서는 매출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주인이 바뀌면서 중점 투자 분야 또한 방송 제작과 연예 매니지먼트, 공연 기획 등 콘텐츠 사업으로 바뀐 모습이다. 최대주주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에 투자 역량을 집중하면서 고착화된 적자구조에 변화를 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데코앤이는 2016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3년간 누적 적자액만 210억원이 넘는다.
M&A 대금 지급 구조 또한 눈길을 끈다. 데코앤이는 수년간 적자를 기록한 탓에 내부 자금 여력이 크지 않다. 최대주주인 스타캠프202 또한 사정은 엇비슷하다. 작년 말 기준으로 스타캠프202의 자산 총액은 1억8000만원, 매출액은 9억8000만원에 불과하다.
이에 데코앤이는 'CB 구조화'를 통해 M&A 거래를 성사시켰다. 기본적으로 매매대금을 현금이 아닌 CB로 대납하는 구조다. 당장 에이나인미디어를 판 김종학프로덕션 측에는 매매 대금 60억원 중에 7억원만 현금으로 주고, 나머지 53억원은 데코앤이 CB로 줬다. 3개사를 동시에 처분한 에스디피코리아는 양수대금 74억원을 전액 데코앤이 CB로 받았다. 회계상으로는 CB 취득 대금과 주식 매매 대금을 서로 상계하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현금 이동이 거의 없었던 이 거래는 M&A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성사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자금 여력이 크지 않았던 스타캠프202와 데코앤이 측은 자금 유출 없이 엔터테인먼트 역량 강화와 대형화라는 과실을 얻을 수 있었다. 매각자 측 또한 CB 투자로 추가 자본 이득 기회를 잡게 됐다. 주가가 오르면 CB를 보통주로 전환해 차익을 실현하면 된다. 반대로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채권 만기 때 이자와 원금을 받으면 된다. 데코앤이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엔터테인먼트 쪽에 특화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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