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KB은행 잡았다…양매도ETN 영업 본격화 한투증권과 분쟁 끝 상품 출시…외형확대 '박차'
최필우 기자공개 2019-02-22 08:33:58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1일 15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이 양매도 상장지수채권(ETN) 영업에 시동을 걸었다. 상품 출시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과 분쟁을 겪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파생상품 판매에 강점이 있는 KB국민은행을 판매사로 확보하면서 ETN 비즈니스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달 삼성증권의 '삼성 코스피 양매도 5% OTM ETN'을 편입한 특정금전신탁 판매를 개시했다. 이 ETN은 현재 5000억원 규모로 발행돼 있는 상태다.
삼성증권은 양매도 ETN 판매사를 확보하기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지난 2017년 말 한국투자증권의 'TRUE 코스피 양매도 5% OTM ETN' 운용 성과가 개선되고, KEB하나은행이 이 상품을 대거 판매할 조짐이 보이자 삼성증권이 똑같은 구조의 상품 출시를 타진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유사 상품 출시를 막을 수는 없지만 타사의 주력 상품을 너무 쉽게 벤치마킹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한 것이다.
논란이 불거진 것은 ETN 기초지수 사용권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ETN 시장이 출범한 지 4년 남짓 밖에 되지 않아 기초지수를 놓고 분쟁이 일어난 전례가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상품을 대표 상품으로 밀던 한국투자증권이 배타적 사용권을 보장하지 않으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논쟁이 격화됐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9월 중재안을 내놓으면서 약 1년 동안 이어진 사용권 논란은 종결됐다. 증권사가 독창적인 ETN 지수 개발에 참여할 경우 해당 지수에 대해 6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보장한다는 게 중재안의 골자다. 한국투자증권이 이 안을 받아들이면서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KB증권이 동일한 구조의 ETN을 상장시켰다.
사용권 논란은 일단락 됐지만 후발주자들이 한국투자증권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란 견해가 다수였다. 분쟁이 이어지는 사이 KEB하나은행을 통해 판매량을 1조원 가까이 늘리면서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양매도ETN보다 경쟁력 있는 후속 상품을 발굴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증권사도 많았다.
이 와중에 삼성증권은 KB국민은행에 상품을 걸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릴 수 있게 됐다. KB국민은행은 주가연계신탁(ELT) 판매량이 연 20조원 안팎에 달할 정도로 파생상품 영업에서 압도적인 입지를 가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불완전판매 소지를 없애는 차원에서 상품 출시를 미뤄왔지만 상품 교육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판단,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운용보수와 유동성공급자(LP) 역할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려 노력한 게 주효했다"며 "상대적으로 양매도ETN 출시가 늦었지만 이번 판매 계약을 시작으로 외형 확대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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