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성과 계열분리, 남은 숙제는 [구본식 LT그룹 출범]양측 지분·보증 관계 '단절' 필요…희성전자 '지분 정리' 실현 전망
김장환 기자공개 2019-03-26 08:08:50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5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본식 회장이 LT그룹을 설립하고 독자 경영을 선언했지만 희성그룹과 완전한 이별을 위해서는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다. 친족간 계열분리를 신청하려면 LT그룹과 희성그룹 사이에 얽혀 있는 지분을 대거 해소해야 하고, 또 채무보증 및 자금대차 관계도 없애야 한다.양사가 아직까지는 지분과 보증 등으로 묶여 있는 상태여서 구 회장의 법적 계열분리가 당장 실현되기는 어렵다. 다만 이와 관련된 제약을 푸는 것도 그리 어려워 보이는 상황은 아니다. 구 회장이 올 들어 LT그룹 설립을 알린 건 결국 희성그룹과 계열분리를 위한 연결고리 끊기에 본격 나서겠다는 의중을 외부에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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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그룹이 희성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구 회장이 보유한 희성전자 보유 지분을 대폭 줄여야 한다. 구 회장은 희성그룹의 실질적 지주사인 희성전자 지분 16.7%를 보유한 2대주주로 올라 있다. LT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구 회장은 올 들어 LT그룹을 설립했지만 아직까지 희성전자 지분을 처분하지 않았다. LT그룹 설립으로 '독립경영'은 선언한 상태이나 아직 희성그룹과 이별은 이뤄지지 않았다.
공정거래법상 친족 분리를 위해서는 모그룹 지분을 3% 미만까지 줄여야 한다. 다만 비상장사 경우 규제 기준이 보다 약해 이를 10% 미만까지 줄이면 된다. 구 회장이 LT그룹을 희성그룹으로부터 완전히 계열분리하기 위해서는 보유 중인 희성전자 지분 16.7% 중 6.7% 이상을 처분해야 한다. 주식수로 보면 구 회장이 보유 중인 371만8947주 가운데 150만주 가량을 해소하면 계열분리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다.
희성전자 주식은 구본능 회장 일가가 전량 들고 있는데다 비상장사인 탓에 주당 단가는 정확한 가늠이 어렵다. 단순 액면가로만 보면 구 회장이 해소해야 하는 150만주의 가치는 주당 500원을 적용해 7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희성전자가 순자산 1조원에 육박하는 회사란 점을 고려하면 이보단 더 큰 지분 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 비상장사 매각 및 법인 합병시 주가 참고 기준의 일환이 되고 있는 순자산 기반 평가 기준대로면 희성전자 주식의 주당 단가는 4만4900원 가량으로 분석된다. 총 발행주식수 2229만1000주에 순자산 1조원을 대입해 계산된 수치다. 이를 토대로 보면 구 회장이 해소해야 할 희성전자 지분 6.7%의 가치는 총 680억원 가량이다.
희성전자가 범 LG그룹 가족 회사란 점에서 볼 때 구 회장이 해소해야 할 지분을 외부 제 3자에게 매각할 가능성은 현저히 떨어진다. 희성전자 지분 42.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 있는 구본능 회장이 가져가거나 또 다른 LG가(家) 일원에게 지분을 매도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구 회장은 보유 중인 희성전자 지분 전부를 매각할 경우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LT그룹 사세 확대를 위한 실탄으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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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삼보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5530억원대 보증을 희성전자로부터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신한은행으로부터 끌어온 151억원 가량 차입금에 희성전자가 보증을 섰다. 해외에서는 홍콩공항공사로부터 수주한 사업을 단행하며 발생한 5380억원대 공사보증금 신용보강을 희성전자가 서줬다. LT삼보 외에 LT정밀, LT메탈, LT소재 등 계열사도 희성전자와 숨겨진 보증 내역이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계열사 경우 연간 감사보고서 공시만 하고 있어 이와 관련된 최근 내역은 확인이 어렵다.
지급보증 관계를 단번에 끊는 건 생각보다 쉬운 문제는 아니다. 희성전자 대신 LT그룹 계열사를 보증인으로 내세울 수는 있지만 신용도가 보다 낮아 이율이 오를 수 있다. 양측 보증의 단절은 LT삼보가 희성전자로부터 지급보증을 받아둔 기존 공사를 마무리하기까지 어려워 보인다.
희성전자가 보증을 서 준 공사들의 준공 시기는 얼마 남지 않았다. 홍콩공사로부터 수주한 공항 관련 공사 준공일은 오는 8월로 잡혀 있다. 이를 완료한 뒤에는 양측 보증 관계가 사라질 전망이다.
구본능 회장과 희성전자가 갖고 있던 LT삼보 지분을 모두 사들이며 희성그룹과 연결고리를 끊은 구본식 회장이 올 들어 LT그룹을 설립하며 독자경영을 선언한 것도 이와 맞물린 행보로 분석된다. 희성그룹과 지급보증 등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을 수 있는 시기가 올해 도래했다는 점을 고려해 LT그룹 설립을 마침내 결정한 것일 수 있다. 구 회장이 완전한 독립을 위해 희성전자 지분을 정리하는 등 절차를 올해 서둘러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LT삼보 관계자는 "(구본식 회장이 나이 등을 고려할 때) 독립경영을 이제 할 때가 돼서 별도 회사를 가져가 LT 사명을 붙였을 뿐이며,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희성과 다양한 관계 해소가 필요한 데 아직 이를 진행하지는 않았다"며 "계열분리를 하게 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청 후에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데 아직 특별한 결정이 이뤄진 단계는 아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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