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모바일 선구안 게임빌, 글로벌 입지 구축 [중견 게임사 경영 분석]① 2003년 모바일 선택과 집중…2009년 모바일 게임 업체 두번째로 코스닥 입성
정유현 기자공개 2019-04-11 08:16:18
[편집자주]
게임업계에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형 3사는 지속적인 투자로 산업을 이끌고 있지만 중견 게임업체는 투자 부진에 실적도 뒷걸음치고 있다. 중견 게임회사들은 올해 반격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콘셉트로 히트업체 반열에 올라서는 시도를 하고 있다. 중견 게임 업체들의 과거와 현주소를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9일 07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게임빌은 흑백 휴대전화 시절부터 모바일 게임 사업의 미래를 보고 꾸준히 성장한 기업이다. 일찍부터 해외 지사를 설립하는 등 빠르게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고 모바일 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거둔 기업으로도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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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부터 순수 과학을 좋아해 교수나 연구원이 되길 꿈꿨던 송 대표는 당시 이민화 메디슨 대표(現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의 강연을 듣고 창업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는 2000년 서울대학교 동·학부생들과 게임빌의 전신인 피츠넷을 설립한다.
◇ 장기·오목 등 게임빌 사이트 운영…2003년 모바일 '선택과 집중' 전략 적중
피츠넷은 자바 게임 전문 사이트 '게임빌'을 열고 장기·오목·벽돌깨기 등 간단한 게임 위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픈 3개월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달성했고 다수의 콘텐츠 공급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유료화 한 달만에 매출 4000만원을 넘기는 등 빠른 성장세를 이어갔고 2001년 4월 사명을 사이트 이름이었던 게임빌로 바꿨다. 게임빌(Gamevil)은 게임 마을이란 뜻으로, 게임빌에서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이다.
게임빌은 2001년부터 휴대폰 단말기용 게임 사업도 시작했다. 당시 게임 산업의 중심은 온라인 게임으로 모바일 게임 자체가 지금처럼 주목을 받던 시기는 아니었다. 송 대표는 모바일 게임 업계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15개 모바일 전문 게임업체와 함께 모바일 게임협회를 발족하고 초대 회장을 지내며 모바일 분야에 힘을 실었다.
2002년 휴대폰이 컬러 액정 단말기로 바뀌며 사업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고 게임빌은 2003년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한다.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기존 사업 중 자바 게임 분야를 정리하고 모바일 게임 분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송 대표는 ‘전 세계 인류의 손 안에서 펼쳐지는 큰 즐거움'이라는 비전을 세우고 개발에 집중했다.
당해 첫 피처폰 게임 '놈'을 내놨고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최초로 핸드폰을 돌려가면서 하는 러닝 액션 게임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이 게임 덕분에 게임빌은 2003년 모바일 기술대상, 정보통신부 장관상 등을 수상했다. 놈 시리즈 성공을 계기로 게임빌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개발력과 창의력을 함께 인정받았다. 2004년 LG텔레콤(現 LG유플러스)를 통해 내놓은 '2004 프로야구'도 연이어 성공하며 회사가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06년에는 국내 업계 처음으로 미국 현지 법인인 ‘게임빌 USA'를 설립했으며 이후 게임빌 재팬, 게임빌 Southeast Asia 등을 설립했다. 유럽 지역에서도 현지 거점을 마련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기반을 마련하며 주목을 받았다.
아이폰 등장후 도래한 스마트폰 혁명 시대에도 게임빌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2009년 2월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글로벌 앱 마켓에 진출했고 '베이스볼 슈퍼스타즈' '제노니아'는 글로벌 구글, 양대 앱 마켓 매출 상위권에 랭크됐다. 그동안 모바일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게임을 많이 보유하고 있던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산업의 변화에 맞춰 경영진의 빠른 판단하에 스마트폰용 게임을 개발하며 외형을 키웠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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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입지 구축 2009년 IPO…2013년 컴투스 인수로 외형 키워
프로야구 시리즈가 처음 출시된 2004년 매출 52억6500만원, 영업이익 6억5100만원을 기록한 이후 2006년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한국은 물론 게임빌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며 2009년 모바일 게임사로는 컴투스에 이어 두번째로 기업공개(IPO)를 진행했다. 2009년은 게임빌이 글로벌 앱마켓에 진출하며 2009년 매출 244억원, 영업이익136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이 55%에 달했다.
2010년 출시한 '제노니아2'는 한국 게임 최초로 출시 이튿날 미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게임빌은 이 게임을 닌텐도 DS, 소니 PSP용으로 변환해 내놓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매년 성장세가 이어졌고 컴투스를 인수하기 전인 2012년에는 매출 700억원을 돌파했다.
송 대표는 2013년 경쟁 업체였던 컴투스를 인수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송 대표는 양사의 대표이사직을 겸임하며 양사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를 내는 작업을 진행했다. 게임빌은 퍼블리싱 및 해외 시장 노하우, 컴투스는 자체 개발력이 강점으로 꼽혔다. 컴투스 인수 후 게임빌이 내놓은 '별이되어라'는 장기 흥행에 성공하며 출시 6년이 된 지금도 꾸준한 매출을 내고 있는 게임이다. 또 당해 내놓은 '크리티카' '다크어벤저2'도 국내 및 해외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컴투스 인수 초기에는 다양한 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냈지만 현재 게임빌은 최근 몇년 간 신작 부진 및 흥행 실패 등으로 부침을 겪고 있다. 지난해 3년 동안 1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내놓은 기대작 '로열블러드'가 흥행에 실패하며 영업손실이 지속됐다. 어려움 속에서도 게임빌은 텃밭인 글로벌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탈리온'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탈리온은 일본에 출시 된 후 월 최고 매출 100억을 돌파하기도 했다. 서아시아 시장을 비롯해 최근에는 러시아 시장에 출시해 호평 속에 매출 순위 또한 상위권에 올랐다. 회사는 최근 탈리온의 북미·유럽 지역에서도 사전 예약에 돌입했다. 올해는 이같은 노력에 따라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게임빌 관계자는 "탈리온 뿐 아니라 엘룬도 글로벌로 지역을 확장할 예정이다"며 "NBA NOW(농구게임), 프로젝트 카스 고(레이싱 게임), 게임빌 프로야구(야구) 등 올해 다양한 스포츠 신작들이 나올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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