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D엔진, 투기등급 직전 몰린 신용도 [Credit Outlook 점검]조선업 부진, 수주잔고 부족…재무안정성 저하, BBB- 힘겨운 방어
심아란 기자공개 2019-04-15 13:55:20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1일 1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SD엔진(BBB-)이 투기등급 직전까지 신용도가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지만 여전히 바닥을 확인하지 못한 모양새다. '부정적' 아웃룩이 달려 추가 강등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조선업황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수주잔고 역시 1조원에 불과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HSD엔진은 지난해 선박엔진의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올해 적자폭이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영업실적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2017년 과열 경쟁 시장에서 저가로 수주했던 물량이 올해부터 매출로 잡힐 예정이기 때문이다. 부진한 영업실적 탓에 단기간에 재무구조 개선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적자전환…수익성 개선 여지 '불투명'
HSD엔진의 2018년 매출액은 5113억원으로 2017년 대비 33.5% 감소했다. 선박엔진의 출하량이 전년 대비 2811억원 규모로 위축되면서 매출 하락에 직격탄이 됐다. 같은 기간 매출 원가율은 6.8%포인트 상승한 99.6%로 치솟으면서 353억원의 영업적자로 이어졌다. 당기순손실 역시 80억원 넘게 적자폭을 키우면서 187억원을 기록했다.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HSD엔진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올해 1월 신용등급을 BBB0에서 BBB-로 한 노치(Notch) 떨어뜨렸다. NICE신용평가는 등급을 하향하면서도 '부정적' 아웃룩을 유지했다. HSD엔진의 이익창출력에 대한 의구심이 큰 데다 차입부담 증가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수주잔고가 2조원을 넘었는데 현재는 절반 수준"이라며 "2017년 저점을 찍고 2018년에 신규 수주가 늘었지만 턴어라운드 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8년 신규 수주 규모는 8736억원으로 2017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중국 조선사 등으로 거래처를 확장하고 있는 점이 주효했다. 다만 주력 수요기반인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수주를 본격적으로 확대하지 않고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
HSD엔진 관계자는 "올해도 수주 규모가 상당히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고 수주의 질도 좋아지고 있다"며 "LNG선의 선가가 오르고 발주가 늘어나면서 선박엔진 가격도 오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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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안정성 저하…조달여건 불리
HSD엔진은 2012년 이후 에비타(EBITDA, 상각 전 영업이익) 규모가 위축되고 수주 감소에 따른 선수금 감소로 영업현금흐름 창출력이 저하되고 있다.
지난해 투자사업부를 인적분할하면서 자기자본(2301억원)이 반토막나서 재무안정성도 악화됐다.
HSD엔진은 신용도의 변동 가능성,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시장성 조달 여건은 갈수록 불리해지는 양상이다. 줄곧 보유 자산을 담보로 자금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HSD엔진은 오는 26일 1300억원어치 공·사모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차환 자금 일부는 공모 시장에서 담보부 회사채를 통해 마련하고 나머지는 자체 현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HSD엔진은 현재 공모 발행을 위해 신평사에 등급 평정을 의뢰한 상태다. 담보부 사채인만큼 현재 등급(BBB-)보다 한 노치 높은 등급을 기대하고 있지만 주요 재무지표가 부진한 점은 변수로 지목된다.
NICE신용평가는 HSD엔진의 '부정적' 꼬리표를 뗄 수 있는 조건으로 'EBIT/매출액 2% 이상' '총차입금/에비타 10배 이하' 등의 재무지표를 제시했다. 2018년 기준 HSD엔진의 해당 지표는 각각 -6.9%, -11.7배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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