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비즈니스 안착 '일등공신' 하만덕 부회장 [미래에셋을 움직이는 사람들]③PCA생명 인수 '진두지휘'.."30년 보험맨, 실력으로 증명"
이민호 기자공개 2019-05-14 09:30:51
[편집자주]
1997년 미래에셋캐피탈로 출범한 미래에셋은 굴지의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박현주 회장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의사결정 체제는 미래에셋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발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이 모든게 가능할 수 있었던 건, 박 회장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고 실행하는 오랜 '동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그룹, 미래에셋을 이끌고 있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8일 10: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5년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미래에셋생명의 전신인 SK생명을 품으며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첫발을 내디뎠다. SK생명 인수 이후 미래에셋생명은 운용과 증권 중심의 미래에셋융그룹에서 핵심 계열사로 거듭났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생명 성장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인물로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을 첫 손가락으로 꼽고 있다.하 부회장은 30년 정통 보험맨으로 미래에셋금융그룹 부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체질 개선과 PCA생명 인수 등 미래에셋생명의 중요한 전환점마다 만족스러운 성과를 도출하며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신뢰를 증명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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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당시 SK네트웍스가 보유하고 있던 SK생명 지분 51%를 836억원에 인수했다. SK생명이 미래에셋금융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하 부회장은 FC(Financial Consultant) 영업에 특화된 모습을 보였다. 2005년 FC영업본부장(이사)·강동지역본부장, 2006년 FC영업1부문장(상무), 2007년 FC영업1대표(전무)로 고속 승진했다. 2011년 1월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사장 자리에 올랐다.
통상적으로 1년마다 대표이사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미래에셋금융그룹에서 하 부회장은 매년 연임에 성공했고 2016년 4월에는 부회장 자리까지 올랐다. 당시 박 회장이 그룹 차원에서 보험업을 강화하기 위해 약 30년간 보험 영업으로 전문성을 갖춘 하 부회장을 선택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에서 초창기 멤버가 아닌 인물이 부회장에 오른 것은 하 부회장이 처음이다.
하 부회장은 올해 초 연임에 또 한 번 성공했다.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만 9년째다. 최초 선임 이후 최현만 수석부회장, 이상걸 전 사장, 김재식 사장에 이어 올해부터 호흡을 맞추고 있는 변재상 사장(관리총괄 대표이사)까지 차례로 공동 대표이사를 거쳐 갔지만 하 부회장은 PCA생명 대표이사로 있었던 9개월을 제외하면 꾸준히 대표이사 자리를 지켰다. 미래에셋금융그룹 계열사 한 곳에서 9년째 대표이사를 맡은 인물은 하 부회장이 유일하다.
◇PCA생명 성공적 통합·체질개선 '진두지휘'
하 부회장이 박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이유는 미래에셋생명이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발돋움할 때마다 직면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했기 때문이다.
하 부회장은 세 번째 연임 시기인 2014년부터 미래에셋생명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올해까지도 미래에셋생명 사업방향의 큰 틀로 자리잡고 있는 '수익성·안정성' 투트랙 전략이 그것이다. 두 개의 트랙은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려 고수익을 추구하는 수익성 트랙과 변액보험·퇴직연금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수료 수입을 확보하는 안정성 트랙이다.
PCA생명 인수는 변액보험 사업 강화전략이었다. 미래에셋생명은 2014년부터 변액보험을 꾸준히 강화해 2016년 3분기 변액보험 적립금 6조원을 돌파한 상태였다. 하지만 변액보험 사업에서 타 경쟁사 대비 비교우위를 가져가고 내부적으로도 안정성 트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추가 적립금 확보가 필요했다.
PCA생명은 영국 푸르덴셜그룹이 1999년 영풍생명을 인수해 15년 넘게 국내에서 영업해온 국내 10위권 생명보험사였다. 푸르덴셜그룹은 아시아 지역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일본 PCA생명에 이어 국내 PCA생명을 M&A시장에 내놨다. 미래에셋생명에게는 변액보험 적립금만 4조원에 육박하는 PCA생명 인수를 통해 변액보험 사업을 단숨에 확장할 절호의 기회였다. 미래에셋생명은 2016년 11월 푸르덴셜그룹이 보유한 PCA생명 지분 100%를 1700억원에 인수했다.
미래에셋생명·PCA생명 통합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던 하 부회장은 2017년 6월 PCA생명 대표이사 자리를 자청했다. 통합 미래에셋생명 출범 전 두 회사의 화학적 결합을 진두지휘하려는 하 부회장의 의중이 담긴 선택이었다.
하 부회장은 PCA생명으로 직접 들어가 미래에셋생명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통합 법인에 필요한 인재를 골라냈다. 그 결과 김은섭 경영서비스부문대표(상무), 백성식 고객서비스본부장(상무), 김상래 마케팅전략본부장(상무보), 박진규 방카영업1본부장(상무보) 등을 발탁해 통합 법인에 합류시켰다. 9개월간 PCA생명에 몸담았던 하 부회장은 2018년 3월 통합 미래에셋생명이 출범에 맞춰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변액보험·퇴직연금 성과 '가시화'…새로운 과제 '해외진출'
하 부회장이 2014년 투트랙 전략을 바탕으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체질 개선은 최근 들어 차츰 효과를 보고 있다. 2018년 기준 4557억원 규모 전체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에서 보장성보험(일반보장성+변액보장형, 2122억원)과 변액투자형보험(240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6.5%와 52.6%다. 일반저축성보험은 35억원으로 0.7%에 불과했다. 3년 전인 2015년 일반저축성보험이 전체 신계약 APE의 절반 이상을 점유했던 것과는 크게 비교된다.
변액보험과 퇴직연금의 적립금 증가도 눈에 띈다. 2018년 변액보험 적립금은 9조8806억원으로 2015년에 비해 67.4% 증가했다. PCA생명 변액보험 적립금이 반영된 데다 하 부회장이 2014년 심혈을 기울여 출시한 MVP펀드는 올해 순자산규모 1조3000억원을 돌파했다. 퇴직연금(자산관리계약 기준) 적립금은 4조822억원으로 같은 기간 39.7% 늘었다.
지난 8년간 미래에셋생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하 부회장이 직면한 과제는 여전히 많다. PCA생명 인수로 총자산(자산총계)을 보험업계 5위 수준인 34조6405억원으로 끌어올렸지만 4위인 NH농협생명(64조6773억원)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반면 오렌지라이프생명, 신한생명, 동양생명 등 실질적 경쟁사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최근 해외로의 사업 확대라는 새로운 과제도 안고 있다. 이는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미래에셋금융그룹의 기조와 일맥상통한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5월 베트남 프레보아베트남생명의 1조1000억동(약 517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50%를 확보하며 최다 출자자로 나섰다. 베트남 대형 은행들과의 제휴를 통해 방카슈랑스 영업에 우선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하 부회장에게는 베트남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보험상품에서는 변액보험이 확대되는 만큼 증시 변동성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변액보험 비중 확대는 안정적인 수수료 수입을 수취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실적과 증시의 동조화가 커지는 효과도 있다. 실제로 2018년 증시 변동성 확대로 변액투자형보험 APE가 전년 대비 11.4% 줄었다. 미래에셋생명은 해외 분산투자 확대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셋생명은 전체 변액펀드 자산의 62%를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보험업계 전체 평균인 7%에 크게 앞서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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