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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위기론 허와 실]中 실패 딛고 '우물안 개구리' 벗어날까④중국 사업 1500억 손실 '흑역사'…현지화 전략 속 미국·베트남 '노크'

전효점 기자공개 2019-08-29 08:06:00

[편집자주]

대형마트를 찾는 발길이 끊기고 이커머스 업체들이 우후죽순 부상하는 국내 유통업계의 지각 변동 속에서 할인점 업계 1위 이마트는 시장의 우려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마트는 오프라인의 DNA를 유지하면서 온라인 시대 요구 부합에 동시에 나서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 더벨은 이마트가 보유한 자원과 경쟁력을 돌아보고, 이마트를 둘러싼 부정적 시선에 대해 재평가의 여지는 없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7일 10: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는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날 수 있을까. 업계에서는 그간 이마트가 철저히 내수 시장에 적합한 기업이라고 봤다. 롯데마트와는 달리 내수 매출 비중이 절대적이었을 뿐더러 그간 유통업에서 보여준 새로운 시도 역시 모두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이다. 국내 유통업체들이 20여년간 중국 사업에 도전했지만 잇따라 손을 떼야했던 경험도 내수 기반 유통업체의 글로벌 진출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학습 효과를 심어줬다.

이마트가 20여년간 공들였던 중국 시장에서의 실패는 해외 시장의 문턱을 더욱 높였다. 이마트는 1997년 중국 상하이에 첫 매장을 연 이후 2010년 한때 26개까지 현지 매장을 늘렸으나 이후 매장이 줄면서 2013년부터는 적자 전환했다. 이후 2017년 중국 사업을 철수하기까지 1500억원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와 유통업 규제, 이커머스 부상 등 국내 시장 변화는 이마트가 해외 신시장을 넘보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요인이 됐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미국과 베트남 법인에 잇따라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글로벌 확장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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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그로서란트'로 현지 니즈 공략… 법인 인수로 노하우 취득

이마트가 지난해부터 미국 시장을 태핑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현지 수요와 이마트 경쟁력 사이의 교집합을 찾는 것이었다. 상대적으로 유통업 발전이 덜된 동남아 지역과 달리 대형유통업이 발달한 미국에서는 할인점 사업으로 정면 승부를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선택한 것은 '프리미엄 그로서란트(Grocery+Restaurant, 식료품점+음식점)'다. 미국 백인들 사이에서 아시안 퀴진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리테일과 식품이라는 이마트 강점을 살린 'PK마켓'을 앞세워 현지 유통의 틈새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로서란트는 식품을 구매할 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매장으로, 이마트는 2016년부터 하남 스타필드에 'PK마켓'을 입점하고 테스트를 해오고 있었다.

현지 공략을 본격화하는 과정에서도 직접 법인을 세우기보다는 경험이 많은 현지 기업 인수를 통해 노하우를 얻는 방식을 택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7월 PK리테일홀딩스(PK Retail Holdings)를 설립했고, 곧이어 기존 소싱법인이었던 이마트아메리카를 통해 현지 식품 생산법인 장터코퍼레이션(CHANG TUH CORPORATION)을 인수했다. 12월에는 PK리테일홀딩스를 통해 현지 식료품 리테일 사업자 굿푸드홀딩스(GFH)를 3070억원에 인수했다. 이마트가 해외 기업을 직접 인수한 것은 설립 이후 지난해가 처음이다.

양 법인은 모두 미국 서부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물류 인프라, MD소싱, 운영 등 식료품 사업 전반에서 노하우가 풍부하다. PK리테일홀딩스의 그로서란트 신사업을 충실히 뒷받침할 수 있는 기반이 든든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올해 로스엔젤레스 지역에서 하반기 개점이 예측됐던 PK마켓은 좀더 면밀한 준비를 거친 후 내년 초 문을 연다.

이마트 관계자는 "완전경쟁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이마트가 가진 경쟁력을 기반으로 승부를 걸고자 한다"면서 "중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시장이라 당장 급하지는 않지만 차근 차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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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임대한 미국 로스앤젤레스 PK마켓 부지 . 자료=이마트

◇베트남, 2호점 출점까지 '4년간' 테스트…'현지화' 전략 기반 출점 확대

이마트는 베트남 시장에도 2021년까지 46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내년 2호점 개점을 시작으로 중장기적으로 5~6호점까지 현지 점포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2015년 베트남 1호점인 고밥점을 개점했지만 2호점 확장을 결정하는데 4년이나 걸렸을 만큼 베트남 시장을 테스트하는데 공을 들였다. 고밥점은 설립 3년 만인 지난해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이마트는 베트남에서 역시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입각해 사업 확장을 준비했다. 대형마트업이라는 주요 출전 종목은 비슷하지만, 중국 시장과는 달리 출점을 확대하기 앞서 현지 시장과 소비자들의 정서를 이해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고밥점 300명가량의 점포 인력 가운데 최고 의사 결정권자인 점장을 비롯해 직원의 95% 이상을 베트남 현지인으로 채용했다. 인력부터 상품까지 베트남 사람들에게 최적화된 라이프 스타일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마트 앞에는 오토바이 이용률이 80%가 넘는 베트남 현지의 사정을 감안해 오토바이 1500대, 자동차 15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지역 최대 규모의 주차장을 마련했다. 가전 매장에서는 노래 부르기를 즐기는 베트남인의 특성을 반영해 가라오케 코너를 구성하고, 베이커리에서는 조선호텔 베이커리 출신 제빵 명장이 베트남에서 1년간 근무하며 파악한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빵도 새로 선보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베트남에서는 내년 2호점을 시작으로 중장기적으로 5,6호점까지 출점할 계획"이라며 "고밥점도 성과를 내고 있고 지난 4년간 영업을 통해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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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1호점인 고밥점. 자료=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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