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림로봇, '삼부토건' 매각 또 불발…운명은? '시장가-매각가 괴리' FI로 인수자 변경, 주가·노조 등 난제 산적
박창현 기자공개 2019-09-24 07:48:36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3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휴림로봇의 삼부토건 매각 거래가 다시 한번 난기류를 만났다. 1년을 넘게 끌어온 매각 작업은 인수자가 변경되면서 다시 6개월 뒤로 미뤄졌다. 그럼에도 매각 성사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여전히 매각가격이 시장가격보다 2배 이상 높게 책정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규 인수자가 '재무적 투자자(FI)'라는 점에서 인수 주체 및 거래 성사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휴림로봇은 최근 자회사 삼부토건의 인수자가 '우진인베스트(이하 우진PEF)'에서 '웰링턴엠앤에이펀드제일호 사모투자합자회사(이하 웰링턴PEF)'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계약 변경으로 인해 거래 완료도 당초 이달 17일에서 6개월 뒤인 내년 3월로 연기됐다. 그 외 거래 조건은 동일하다. 매매 대상은 삼부토건 보통주 1000만주이며, 거래 금액은 주당 1870원 씩 총 187억원이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삼부토건 M&A는 다시 돌발변수를 만난 모양새다. 휴림로봇은 2017년 9월 컨소시엄을 꾸려 법정관리 중이었던 삼부토건을 인수했다. 하지만 이후 기존 경영진 및 노동조합과 마찰이 생기면서 인수 8개월만에 경영권을 산업용 계측기 제조업체 '우진'에 되팔았다.
휴림로봇은 작년 10월 우진이 설립한 투자회사 우진PEF에 삼부토건 지분 1000만주(8%)를 넘기기로 결정했다. 처음 합의한 거래 종결일은 올해 3월이었다. 하지만 노조와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된데다 경영 환경까지 급변하자 실사 부족 등 복합적 이유로 거래대금 지급일을 올 9월 17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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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이렇게 마무리될 것 같았던 삼부토건 M&A는 이달 대금 지급 당일에 또 다시 인수자가 웰링턴PEF로 바뀌면서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다. 휴림로봇과 새로운 인수자는 새로운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고, 잔금 지급일을 내년 3월로 명시했다.
새로운 인수자가 등장했지만 거래 성사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매매 가격과 시장 가격 간 괴리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양 측이 합의한 삼부토건 주당 매매 가격은 1870원이다. 반면 계약 체결일 당일 삼부토건 종가는 841원에 불과하다. 인수 측 입장에서는 시장 가격보다 2배 더 웃돈을 주고 주식을 사는 셈이다.
시장 괴리에도 불구하고 가격 조정은 불가능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당 1870원에 팔 수 있는 주식을 다른 거래 상대방에게 더 싼 값에 팔 경우, 매각자인 휴림로봇이 배임 이슈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을 피하기 위해 동일한 가격 조건에 지분을 판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잔금 지급 시한을 6개월 뒤로 미뤄주면서 웰링턴PEF에 시간적 여유를 줬다.
시장에서는 결국 '삼부토건 주가'가 이번 M&A 성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웰링턴PEF는 차익 실현을 최우선으로 하는 FI다. 현재 가격 조건이면 삼부토건을 사자마자 100억원이 넘는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주가가 어느 정도 회복돼야만 펀드 유동성 공급자(LP)들을 설득할 명분도 생긴다. 이 때문에 이번 거래가 6개월 타이머를 부착한 '시한 폭탄'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삼부토건 노조 설득도 변수다. 첫 번째 인수 후보였던 우진은 올해 들어서야 삼부토건 노조 측과 화해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인수자가 사모펀드로 바뀜에 따라 다시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휴림로봇 관계자는 "새로운 삼부토건 인수자는 우진과 전혀 관계가 없는 곳"이라며 "CFO가 중심이 돼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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