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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주가 상승에 지배구조 재편 난관 우려 SKT, 10% 추가매입시 6.3조 필요…주가 상승에 비용 부담 확대

김슬기 기자공개 2019-12-17 11:38:05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6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빠른 속도로 올라오고 있다. 올 들어 부진한 실적 기대에 6만원대까지 내려갔던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최근 들어 9만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주력으로 가져가고 있는 반도체 D램 업황 개선 기대와 최근 미·중 무역협상이 순항하면서 불확실성이 제거된 영향이 크다.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은 기업가치 상승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오히려 SK그룹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대주주인 SK텔레콤이 구상하고 있는 지배구조 개편안 중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중간지주사 전환이다. 이를 위해서는 SK하이닉스 지분 추가 매입이 이뤄져야 한다. 주가가 상승할수록 자금 부담이 커진다는 딜레마가 있다.

16일 장중 SK하이닉스의 주가는 8만80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는 1년 내 신고가이다. 연초 SK하이닉스의 주가는 6만600원으로 시작했다. 이후 5만원대 후반을 오가다 연말로 오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이달 들어서만 10% 이상이 뛰는 등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연초 기준으로는 46% 가량 상승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5월23일 9만5300원(종가 기준)을 기록, 역대 최고가를 찍은 바 있다.


최근 들어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은 D램의 업황 개선 영향이 크다. 올 3분기까지 SK하이닉스 누적실적은 매출액 20조원, 영업이익 2조4000억원대로 전년동기대비 34%, 84% 가량 감소했다. 2018년 호실적을 안겨줬던 D램에서의 부진 탓이 컸다. 하지만 업황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내년도 매출액 30조원대, 영업이익 6조7000억원대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전년대비 14%, 130% 가량 높게 본 것이다.

여기에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을 확대했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일단락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를 취소하고 기존 관세를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에 국내 증시 기피현상을 보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유입되면서 국내 증시를 견인했다. 특히 중국 화웨이 매출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에는 미·중 무역분쟁 합의는 호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국내 코스피 시가총액 2위에 해당하는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은 긍정적인 일이지만 SK그룹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SK그룹은 이미 지난해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선언했다. 당초 올해 안에 SK텔레콤은 중간지주사를 전환할 계획이었으나 자금상황 등으로 인해 일정이 뒤로 밀린 상황이다.

현재 SK하이닉스의 대주주는 20.07%의 지분을 가진 SK텔레콤이다. SK그룹은 지주사인 ㈜SK를 통해 SK텔레콤을 비롯, SK이노베이션, SKC, SK네트웍스, SK머티리얼즈 등을 지배하고 있다. 결국 SK하이닉스는 ㈜SK의 손자회사인 것이다. 현재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가 증손회사(국내회사)를 거느리기 위해서는 지분 100%를 소유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SK하이닉스는 새로운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가총액=13일 종가 기준, 노란색=상장사

결국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로 전환해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올리는 것이 그룹 차원에서는 보다 낫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현재 국회 계류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새로 설립되는 지주사, 혹은 기존 지주사의 자회사 및 손자회사 신규 편입시 지분율 요건이 상향조정된다. 상장사는 기존 20%에서 30%로, 비상장사는 40%에서 50%로 강화된다. 결국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의 지분 10%가량 추가매입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SK하이닉스의 발행주식수는 7억2800만2365주로 9월말 기준 SK텔레콤은 1억461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하면 1461만1132주이다. 결국 30%까지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7229만9589주를 추가매입해야 한다. 연중 최저가인 5만7700원(1월3일 종가)로 보면 추가매입해야 하는 지분가치는 4조1717억원이었다. 하지만 13일 종가 기준인 8만7900원으로 따지면 6조3551억원까지 커진다. 이날 장중 최고가인 8만9400원으로 따지면 규모는 6조4636억원까지 확대된다.

연중 주가상승으로 인해 확보해야 하는 지분가치가 2조원 넘게 커지면서 그만큼 SK그룹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의 경우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남아있다"며 "지분을 매입해야 하는 곳의 입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떨어지길 바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해관계가 엇갈리지만 주가는 업황 변화 영향을 가장 많이 받기 때문에 주가를 누르고 싶다고 해서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SK하이닉스는 ㈜SK의 손자회사지만 시가총액으로는 64조원에 육박한다. ㈜SK 시가총액은 18조2000억원, SK텔레콤 19조4000억원, SK이노베이션 13조7300억원, SK네크웍스 14조 5700억원 등 상장사 시가총액을 다 합쳐도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을 넘어서지 못한다.

업계 관계자는 "공룡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 SK그룹의 고심이 클 것"이라며 "중간지주사 전환 뿐 아니라 비상장사인 ADT캡스, SK플래닛 등의 상장을 통해 SK하이닉스 지분 매입을 위한 자금마련도 동시에 이뤄져야 가능한 얘기"라고 설명했다. 또 ㈜SK 역시 SKT의 지분을 26.78% 보유, 30%까지 지분을 높이기 위해 6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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