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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리포트]서진오토모티브, '인도 합작법인' 만들기 고전현지 사정 탓 수차례 일정 연기, 신성장동력 성장 여부 주목

김경태 기자공개 2020-02-12 13:06:06

[편집자주]

최근 가장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 산업군이 자동차산업이다. 내연기관 차량의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고 있고 친환경차 시대 진입 전 과도기 상황에서 로컬 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가 동시에 둔화하며 어려움을 겪는다. 각종 환경 규제 등 다른 변수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카마게돈'이라는 말도 나온다. ‘격변기’라는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완성차업체들의 판매량과 실적에도 희비가 엇갈린다. 철강업체 등 유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기로에 놓인 자동차업계의 현주소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1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코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서진오토모티브가 인도에서 타타(TATA)그룹과 합작하는 법인을 설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초 계획했던 일정이 갈수록 지연되면서 본격적인 출범이 미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인도에서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는 데 조금 더 면밀한 현지 조사와 예측이 부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격 출범 또 지연, 난항 겪어

서진오토모티브는 2017년 6월말 인도 타타그룹의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타타 오토콤 시스템즈 리미티드(Tata Autocomp Systems Limited)'와 합자회사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합작을 통해 변속기 클러치 등 부품을 제조해 인도의 현지 완성차와 애프터서비스(A/S)시장에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

당시 서진오토모티브의 인도 합작기업 설립 추진이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라 주목받았다. 세코그룹의 계열사 중 스티어링 휠, 휠 커버, 허브캡 등을 만드는 코모스가 2006년 인도법인(KOMOS Automotive India)을 설립했는데 합작이 아닌 지분 100%를 출자해 만들었다. 서진오토모티브는 별도의 인도법인이 없었는데 현지에 소재한 굴지의 기업과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합작사를 만드는 작업은 쉽지 않았고 일정이 계속 지연됐다. 애초 양측은 신설되는 법인의 가칭을 'Tata AutoComp & SECO'로 정하고 50대50 비율로 출자하기로 했다. 서진오토모티브는 작년 6월 공시를 통해 3달 뒤인 9월초에 주식을 취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후 주식 취득 예정이던 작년 9월 서진오토모티브는 같은 해 11월말로 일정이 미뤄졌다고 공시했다. 당시 "현지 합자법인 설립등기 과정에서 지연되면서 취득예정일자를 변경한다"고 밝혔다. 일정 변경은 끝나지 않았고 계속됐다. 11월말에서 올해 1월말로 연기됐다.

그러다 올해 1월말에는 두 달 뒤인 3월 13일로 또다시 일정을 바꿨다. 합작사의 명칭도 'Tata AutoComp SECO Powertrain Private Limited'로 변했다. 서진오토모티브는 설립등기와 출자금 납입을 완료한 뒤 자본금 5억루피(약830억) 납입 과정에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진오토모티브 관계자는 "현지에서 등기를 받는 절차가 까다롭기도 했고, 인도 쪽에서 결재가 늦어지는 등의 일부 일들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합작사가 출범하도록 할 것이고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진오토모티브는 신성장동력을 위해 최근 급성장하는 인도시장 진출을 선택했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에 고심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국내의 일부 자동차부품사들은 시장 환경의 변화에 대비해 신성장 동력을 찾으면서 글로벌 지역적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을 노크하고 있는데, 조금 더 면밀한 현지 조사와 예측 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매출 다변화 전망…지배구조 변화 미미

서진오토모티브의 연결 종속사 중 해외에 소재한 법인은 6곳이 있다. 이 중 자회사 코모스가 보유한 법인 4곳과 또 다른 자회사 에코플라스틱의 미국법인을 제외하면, 직접 지분을 들고 있는 곳은 중국의 '서진기차배건장가항 유한공사'다.

서진기차배건장가항 유한공사는 2002년 만들어졌다. 서진오토모티브의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그룹의 중국시장 진출, 고정비 절감 등을 이유로 중국에 발을 들여놨다. 현대차그룹과 더불어 꾸준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태로 상황이 변했다. 2018년에 당기순손실 23억원을 거뒀다. 작년 3분기말까지의 당기순손실은 7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중국법인의 부진은 전체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진오토모티브의 작년 3분기 누적 연결 당기순손실은 8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는 줄었지만 적자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136억원으로 11.8%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는데 당기순손실이 지속되면서 빛이 바랬다.

출처: 사업보고서, 기준: 연결·누적, 단위: 백만원·%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폐렴) 사태가 일어나면서 중국에 진출한 국내 부품사들이 타격을 입고 있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서진오토모티브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에서 아직 특별한 문제가 불거지지 않아 생산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2차와 3차 협력사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일하게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중국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만큼 인도의 합작사 출범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시장은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지역 중 성과를 거두는 곳 중 하나다. 서진오토모티브는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타타그룹과도 함께 하는 만큼 합작사가 중국법인을 대체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도 있다.

한편 인도에서의 합작이 서진오토모티브의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세코그룹의 지배구조의 중심에는 서진오토모티브가 자리 잡고 있지만, 지주사 체제처럼 깔끔하게 정리되지는 않았다. 배석두 회장 등 오너일가의 개인 회사들의 지분이 뒤엉켜 있는 구조다.

인도 합작사는 서진오토모티브의 공동기업으로 추가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전체적인 지배구조에 변동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3분기 말 서진오토모티브의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으로는 티피에스와 서진에프씨씨 2곳이 있다. 모두 국내에 소재한 법인이다. 각각 지분 19.37%, 50%를 보유하고 있다.
출처: 공시,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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