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금호타이어, '흑전' 자신감…시장소통 복원한다워크아웃·경영권 매각 여파 IR 맥 끊겨…자료 작성 후 공개 예정, 실적발표 행사 재개 검토
김경태 기자공개 2020-02-18 17:45:41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8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실적 악화와 경영권 매각 등으로 어수선한 시간을 보낸 금호타이어가 시장 소통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IR조직을 재정비한 뒤 자료 작성과 신속한 홈페이지 등록을 통해 투자자와 주주들에게 경영 현황을 공개할 계획이다. 또 약 5년간 멈췄던 컨퍼런스콜을 부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실적과 재무에 관해 보다 세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이처럼 금호타이어가 변화를 추진하는 데는 작년에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하면서 실적에 자신감을 갖게 됐고, 더블스타로의 매각 이후 경영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팀 휘하 IR조직 재정비, 올해 내 컨콜 부활 검토
증권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제조 3사 중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유일하게 컨퍼런스콜을 하고 있고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행사를 하지 않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과거에는 했었지만 중단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홈페이지에 따르면 마지막으로 등록된 IR일정은 2009년 10월 29일에 진행한 2009년 3분기 실적 발표다. 그 뒤로 10년이 넘도록 일정이 업데이트되지 않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인수 부담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금호타이어도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IR을 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2010년에는 워크아웃(채권은행 관리절차)에 돌입했다.
홈페이지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2009년 이후로 금호타이어가 실적 발표 IR을 한 적이 있기는 하다.
한 대형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금호타이어가 실적 발표를 마지막으로 진행한 것은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등장했던 때"라며 "그 후로는 행사가 끊겼다고 기억한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2015년 2월초 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융투자) 3층 대강당에서 2014년 연간 경영실적 발표 및 경영 설명을 목적으로 IR을 개최했다. 당시 김창규 사장과 박홍석 전무 등이 참여했고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인 박 사장(당시 금호타이어 부사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2014년 12월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시장과의 소통에 나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 뒤로 다시 경영 상황이 나빠지면서 IR은 꿈같은 얘기가 됐다. 2017년 9월 다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박 전 회장은 그룹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금호타이어도 다시 품으려 했지만 결국 무위에 그쳤다. 금호타이어는 2018년 중국의 더블스타를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 더블스타는 '싱웨이코리아'를 통해 금호타이어의 지분 45%를 보유해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새로운 최대주주가 왔지만 한 번 무너진 IR은 쉽게 회복되지 못했다. 컨퍼런스콜을 비롯한 실적 발표 행사를 하는 것은 둘째치고, IR자료를 작성해 올리는 것조차 힘겨워했다. 이달 17일 기준 홈페이지에 따르면 2018년 4분기와 연간 실적 자료가 등록된 것은 작년 5월 13일이다. 일반적으로 상장사들이 전년 연간 실적을 밝히는 2월에 IR자료를 공개한다는 점에서 지체됐다고 볼 수 있다.
작년 실적 발표는 더 상황이 심각했다. 작년 1분기와 2분기 IR자료는 같은 해 11월 22일에 등록했다. 잠정 실적 발표 후 분기보고서 공시가 이뤄진 뒤 한참이 지나서야 자료를 올린 셈이다. 더군다나 작년 3분기에는 아예 자료를 업데이트하지 않았다. 금호타이어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와 주주들은 공시되는 분기보고서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분기보고서를 공시하기 전에 조금 더 빠르게 실적과 재무, 경영 현황에 대해 파악할 수는 없었다.
다만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부터는 투자자와 주주, 증권업계 등 시장 관계자들의 불편이 어느 정도는 해소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가 최근 IR조직을 재정비하고 시장 소통을 복원할 채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최근 IR부서에 소수 인력을 충원해 배치했다"며 "IR부서는 금융팀 아래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IR부서에서 작년 연간 실적에 관한 자료를 작성하고 있다. 어제(17일) 이뤄진 잠정실적 공시와 동시에 하지는 못했지만 최종적인 검토를 거쳐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여기에 컨퍼런스콜을 올해 내로 부활시키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적극적인 시장 소통에 나서려는 데는 실적 개선으로 자신감을 갖게 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연결 매출은 2조3691억원으로 전년보다 7.4% 줄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373억원을 거둬 2년 연속 개선했고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490억원으로 약 4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축소했다.
◇이호 전무 휘하 재무라인, 시장소통 중책
금호타이어의 작년 9월 조직도에 따르면 최고경영자(CEO) 밑에 6개 본부에 감사실이 있는 체제다. 재무부서는 본부급은 아니고 경영기획본부에 속해 있다. 경영기획본부장은 이호 전무로 그는 전략과 기획, 재무를 두루 거친 인물이다.
그는 1962년 전남 해남에서 출생했다. 그 뒤 한국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에 금호타이어에 입사했는데 당시 동기 중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축에 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오랜 기간 중국에서 근무하면서 업무 성과를 인정받았다. 2007년 11월 그룹 인사에서 상무보가 됐는데 최단기 임원 승진을 기록했다.
임원이 된 뒤 전략기획을 맡다가 상무로 올라서면서 재무를 담당했다. 또 중국지역에서 기획과 재무 등 경영관리를 총괄하는 수장을 역임했다. 이어 전사의 경영관리를 도맡기 시작했다. 2016년 1월 그룹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고 현재까지 경영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영광과 좌절의 시간을 모두 겪은 셈이다.
그의 휘하에 있는 재무 담당 임원은 박찬우 상무다. 그는 1969년생으로 회계팀장을 맡다가 2018년 12월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고 재무담당 임원자리를 꿰찼다. 그는 금호타이어의 내부회계관리 책임자를 맡는 등 실질적인 곳간지기 역할을 하고 있다. IR부서가 속해 있는 금융팀 등을 지휘하고 있다.
만약 금호타이어가 실적 발표 IR을 다시 한다면 이 전무와 박 상무가 중심이 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기관투자가와 애널리스트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경쟁사보다 나은 평가를 받을지도 관심이다. 한국타이어는 박종호 재경본부장(부사장)을 비롯한 재무통들이 IR을 했지만, 참여자들로부터 정보공개가 항상 제한적이고 간략했다는 평가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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