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별풍선' 쏘는 아프리카TV 이색 IR, 실적은 '훨훨'컨퍼런스콜 핵심도 '소통'…외형성장·수익성 지표 탄탄해져
서하나 기자공개 2020-03-02 07:53:24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8일 08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맥쿼리증권 김성은님이 별풍선 100개를 선물하셨습니다."아프리카TV는 수년째 주요 경영진이 직접 라이브(LIVE) 방송으로 컨퍼런스콜을 진행하고 있다. 서비스의 핵심이 '소통'에 있다고 생각한 서수길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투자자들 반응은 긍정적이다. 특히 경영진과 직접 소통하는 기회가 제한된 해외 투자자들에게도 환호를 받고 있다.
컨퍼런스콜을 '채팅'과 '영상화면'으로 할 만큼 소통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가 호실적을 이끌어낸 것일까. 아니면 탄탄한 재무성과에서 나온 자신감이 이색 컨퍼런스콜의 배경일까. 아프리카TV는 최근 몇년간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아프리카TV의 컨퍼런스콜은 정찬용 각자 대표(전 CFO)와 김준성 CSO겸 CFO가 함께 진행한다. 투자자들이 '별풍선'을 쏘며 채팅으로 질문하는 자유로운 소통 방식이다. 두 핵심 재무통이 등장해 깊이 있는 대답을 내놓는다.
◇핵심가치 '소통'을 컨콜에 입히다
채팅형 컨콜은 2016년 2분기부터 시작됐다. 서 대표는 컨퍼런스콜을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 라이브(LIVE)로 진행하는 파격 실험을 했다.
당시 방송에 직접 얼굴을 비춘 서 대표는 "아프리카TV의 핵심은 '소통'인데 그동안 주주 및 투자자와는 소통을 많이 하지 못한 것 같다"며 "컨퍼런스콜 역시 핵심은 '소통'이라고 생각해 이런 방식으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TV 컨퍼런스콜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당시 경영지원 본부장을 맡았던 장동준 상무의 통솔 하에 매끄럽게 진행됐고 해외 투자자를 위한 동시통역도 있었다.
채팅방 참여는 사전에 신청한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자들로 제한됐는데, '채팅'으로 자유롭게 모르는 용어에 대해 질문이 오갔다. 여느 BJ(Broadcasting Jockey)들이 진행하는 아프리카TV 방송처럼 직접 별풍선을 쏘는 이색 광경도 펼쳐졌다.
서 대표는 "일반적으로 컨퍼런스콜은 전화로 딱딱하게 진행하는 편이지만, 아프리카TV는 미디어 회사고, 자연스럽게 영상으로 좀 더 많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함께 방송할 수 있어 기쁘기도 하고 떨린다"고 덧붙였다.
출처 : 아프리카TV IR 홈페이지 방송화면 캡쳐.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해외 투자자들의 경우 경영진을 직접 대면하고 질의 응답을 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직접 소통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전했다.
그 뒤 아프리카TV의 라이브 방송 컨퍼런스콜(ALCON)은 상징처럼 자리잡았다. 2019년 4분기 컨퍼런스콜까지 빠짐없이 애널리스트, 기관투자자들이 채팅방에 접속해 질의응답을 하고 별풍선을 쏘았다.
물론 달라진 점도 있다. 2017년 3분기 컨퍼런스콜부터 서 대표 대신 정찬용 각자 대표와 김준성 최고전략책임자(CSO)겸 CFO 부사장이 컨퍼런스콜을 이끈다는 점이다. 두 사람 모두 아프리카TV를 이끄는 최고 전략가이자 핵심 재무통이다. 이들이 컨퍼런스콜 전면에 나서면서 한층 심도있는 답변이 가능했다.
정 대표는 명지대 경영학과와 KAIST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KT Tech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을 거쳐 아프리카TV에서 경영지원 이사 및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등을 지냈다. 현재 서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서수길 대표는 미래 기술 개발과 e스포츠를 비롯한 신규 콘텐츠 육성에 집중하고, 정찬용 대표는 아프리카TV의 기존 사업을 주도하면서 고도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정 대표가 각자 대표에 오르면서 CFO 바통을 이어받은 인물이 바로 김 부사장이다. 김 부사장은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에서 CFO를 맡다가 2017년 7월 아프리카TV의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영입됐다. 20년 이상 뱅커스트러스트(현 도이치뱅크), 요들리(Yodlee), AEG 캐피탈 등 글로벌 기업을 거치며 재무와 금융을 도맡았다.
김 부사장은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구조 설계, 경영기획 전략 수립 업무 등을 두루 맡아온 경험을 살려 아프리카TV에서 경영전략 수립 및 글로벌 사업 전반을 맡고 있다. 미국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를 졸업한 유학파답게 컨퍼런스콜에서도 유려한 영어솜씨를 엿볼 수 있었다.
출처 : 아프리카TV IR 홈페이지, 방송화면 캡쳐.
◇두 재무통 CFO가 일군 '재무성과'
두 재무통이 CFO를 거치는 동안 아프리카TV는 재무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라이브(LIVE) 컨퍼런스콜을 진행하는 배경에 '자신감'이 깔린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최근 몇년간 아프리카TV 재무 실적을 살펴보면 외형성장과 수익성 향상을 바탕으로 점차 재무 건전성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아프리카TV는 2015년 말 628억원이던 매출이 3년 뒤인 2018년 말 1266억원으로 두 배가량 뛰었다. 2019년 매출 추정치는 이보다 약 430억원 많은 1697억원대다. 외형성장과 더불어 수익성 개선세도 가팔랐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영업이익률은 매년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4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20%대에서 형성됐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곳간도 한층 두둑해졌다. 2015년부터 지난해 3분기 말까지 최근 4년새 보유현금은 171억원에서 742억원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매년 고수익을 내면서 이익잉여금을 차곡차곡 쌓은 덕에 자기자본도 480억원에서 1164억원으로 늘어났다.
최근 4년 동안 차입금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고 발생하더라도 풍부한 현금을 활용해 즉각 상환했다. 이에 부채비율도 2015년 말 29.34%(부채 199억원, 자산 680억원)에서 2019년 3분기 말 45.88%(부채 987억원, 자산 2150억원) 등 건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프리카TV의 재무적 성과는 주 수익원인 '별풍선' 등 플랫폼 사업의 탄탄한 현금 창출력이 바탕이 됐다. 아프리카TV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체 매출의 약 77.5%를 기부경제 선물(별풍선, 구독 등) 등 플랫폼 사업에서 거뒀다.
애초 한국출판정보통신(나우콤의 전신)으로 시작된 IT기업으로 1인 미디어 플랫폼은 부수적 사업에 불과했다. 하지만 1인미디어 플랫폼 사업이 급격히 커지면서 아예 사명을 '아프리카TV'로 바꿨다.
아프리카TV는 "서비스의 핵심인 라이브 방송을 통한 적극적인 소통이라는 장점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투자자분들이) 높이 사는 것 같다"며 "심지어 해외 한 애널리스트는 다른 회사에 아프리카TV와 같이 라이브방송으로 실적발표를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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