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우리자산신탁, NCR 상승률 최고...'무차입경영 19년'신탁사 중 지난해 영업용순자본비율 최고 상승폭…책준형 진출 가능성 주목
고진영 기자공개 2020-03-05 13:19:33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4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자산신탁(옛 국제자산신탁)이 지난해에도 무차입 경영구조를 이어갔다. 2000년 설립 이후 19년째다.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역시 신탁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면서 탄탄한 재무건정성을 뽐내고 있다.다만 지난해 말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된 것을 계기로 책임준공확약형 토지신탁 진출 등 포트폴리오 변화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재무부담의 변수로 지목된다.
2019년 우리자산신탁은 부채총계로 454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차입부채는 0원으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이다. 부채항목들도 간결하게 구성돼 있다. 선수금(246억원)과 미지급금(91억원), 미지급법인세(49억원)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자본 상태 역시 건실하게 유지 중이다. 이익잉여금을 꾸준히 쌓은 덕분에 지난해 말 기준 우리자산신탁의 자본총계는 944억원에 이른다. 부채총계의 두배 수준으로 부채비율은 50%가 채 되지 않는다.
2007년 부동산 신탁사업을 본격 시작한 이래 2011년부터 이익잉여금을 내기 시작했고 매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이익잉여금은 853억원까지 불어났다. 2017년 484억원, 2018년 674억원이었는데 매년 40%가량씩 증가한 셈이다. 5년 전인 2014년(128억원)과 비교하면 7배 가까이 많아졌다.
보유 현금의 경우 2014년 255억원에서 지난해 676억원으로 늘었다. 대부분 환금성이 높은 정기예금(530억원)과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MMDA, 144억원)으로 구성됐다. 총 자산(1398억원)의 절반 수준이 현금성 자산으로 이뤄져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자산 대비 다량의 현금을 보유한 셈이다.
우리자산신탁은 영업용 순자본비율(NCR)도 독보적인 상승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NCR은 금융사의 재무와 자본적정성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좋다. 지난해 우리자산신탁은 기존 신탁사 11곳 가운데 NCR이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
2019년 말 기준 1398%로 전년보다 무려 440%p가 올랐다. NCR 수치 자체는 코리아신탁이 가장 높지만 상승폭은 우리자산신탁이 제일 가팔랐다. 두번째로 상승폭이 큰 아시아신탁(239.10p)와 비교해도 100%p 넘게 차이가 난다.
이런 안정적 재무구조의 비결로는 우리자산신탁 특유의 리스크 관리가 꼽힌다. 리스크 분산을 위해 토지신탁과 비토지신탁의 비중을 거의 절반씩 일정하게 유지했는데 이는 꾸준한 성장세의 기반이 됐다. 특히 수익성이 높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관리형 토지신탁, 담보신탁, 대리사무 등을 주로 하기 때문에 사업 포트폴리오상 위험이 크지 않다.
다만 2015 년 차입형 토지신탁 시장에 진출한 이후 신탁계정대여금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신탁사가 실질적으로 사업 주체로 나서는 만큼 공사대금을 비롯한 사업비를 직접 부담해야 한다. 특히 사업 초기에는 유입되는 분양대금이 많지 않아 신탁사가 충당해야 하는 자금 규모가 크다.
지난해 말 국제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여금은 560억원으로 2017년(329억)보다 70%, 2017년(189억원)보다 196% 많아졌다. 이렇게 신탁계정대여금으로 투입된 돈은 차입형 사업의 분양율에 따라 회수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
그러나 이런 측면을 감안해도 외부차입 수요가 많지 않아 크게 걱정할 요소는 아니라는 평가다. 게다가 우리자산신탁은 차입형 신탁사업의 리스크를 감안해 사업 규모가 크지 않고 리스크가 낮은 사업을 중심으로 수주를 진행했다. 수주액 역시 보수적으로 늘렸다.
신규 수주액 추이를 보면 2015년 26억원, 2016년 52억원, 2017년 20억원, 2018년 82억원 등이다. 2019년부터는 차입형 토지신탁 신규 수주가 없었다. 현재 운영 중인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은 8개로, 2018년보다 1군데 줄었다.
앞으로 지켜봐야할 점은 포트폴리오 변화 가능성이다. 우리자산신탁은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 승인을 마치고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합류했다. 최근 몇 년간 은행지주계열 부동산신탁사들이 책임준공확약형 토지신탁을 확대해온 점을 감안하면 우리자산신탁 역시 비슷한 행보를 보일 공산이 크다. 책임준공형은 차입형에 비해서는 리스크가 적지만 숨어있다가 갑자기 손실로 돌변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자산신탁은 우리금융지주 편입에 따라 향후 시장 지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책임준공형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할 경우 수주규모나 수익 확대 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한층 까다로워 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고진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롯데그룹 재무 점검]캐시카우 부재에 불거진 위기설
- [유동성 풍향계]자사주 '10조' 매입하는 삼성전자, 현금 보유량은
- 삼성전자의 해빙(海氷)과 해빙(解氷)
- [2024 이사회 평가]'현금부자' 케이씨텍, 재무건전성 좋지만 오너 중심 '감점'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롯데지주, 계열사 손상차손 지속…5년간 1조 쌓였다
- [2024 이사회 평가]삼아알미늄, 이사회에 최대고객 LG엔솔 입김 뚜렷
- [유동성 풍향계]'현금 넘치는' 현대글로비스, 순상환 기조 4년째 지속
- [유동성 풍향계]'조단위' FCF 남긴 현대글로비스, 보유현금 역대 최대
- [2024 이사회 평가]이사회 물갈이한 한화엔진…사외이사 영향력 '글쎄'
- [Financial Index/GS그룹]'빚 줄이기' 매진… 3년간 순상환액 3조 육박